[신학칼럼] 반틸의 변증설교와 팀 켈러의 센터처치_이승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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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틸의 변증설교와 팀 켈러의 센터처치

이승진 교수_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2025학년도 봄학기 합동신학대학원 설교학 석사및 박사과정에서는 수강생 대상(주로 현직 목회 자)으로 <변증설교와 센터처치> 과목을 개설하 였다. 본 과목 개설의 주요 취지는, 개혁파 목회자 (곧 설교자)로 하여금 교계에 널리 퍼진 알미니안 설교학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그 대안으로 개혁주의 설교학을 익혀 삼위 하나님께서 위임하신 하나님 말씀 선포의 사명을 하나님의 뜻에 잘부합하게 올바로 감당하는 것을 돕고자 함이다.

개혁파 설교학의 특징이나 강조점은 무엇일 까? 개혁주의 설교학의 특징은 하나님 절대주 권의 언약신학에 있다. 창세 전에 삼위 하나님 께서 일정한 수의 피택자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하시기로 협약을 맺으셨다. 언약의 핵심은피 값으로 묶는 것이고, 성경이 교훈하는 하나 님의 언약은 하나님께서 피 값으로 자신의 운명을 피택자의 운명에 묶으신 것이다. 성경의 7대 언약은 창세 전 구속언약의 작정(엡 1:4-6)에서 시작하여 아담언약을 통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의 위임과 아브라함 언약을 통한 믿음의 원리에 관한 계시, 그리고 모세 언약을 통한 말씀 순종에 관한 계시가 이어지고, 새언약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그리고 성령 하나님의 내주와 감화감동으로 영생 얻어 누리는 공동의 언약 상속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가 진행된다.

반틸은 칼빈이 「기독교강요」에서 제시한 하나 님에 관한 지식과 인간에 관한 지식의 긴밀한 연관성에 기초하여 설교자들이 하나님의 절대 주권 속에서 전개되는 성경의 언약신학을 말씀 으로 선포할 변증신학을 발전시켰다. 반틸의 변증신학 핵심은 3중 관점의 전제주의에 기초한 변증학으로 평가를 받는다. 3중 관점의 전제주 의(tri-perspectivalistic propositionalism) 는 하나님과 피조계에 관한 실재론(realism) 과 인식론(epistemology), 그리고 윤리학 (ethics)이 비개혁주의와 분명한 차별성으로 성경적인 전제(biblical proposition)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반틸 변증학의 탁월성은 비 개혁주의 신학과 선명한 대조를 보인다. 비 개혁주의 신학이 인식론 중심의 해석학, 또는 (인간 이성 중심의) 비평적 실재론을 강조하는 반면에, 개혁주의 변증학은 하나님과 피조계에 대한 성경적인 실재론을 인식론보다 더 우선하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참 지식의 정당성 문제와 관련하여, 비 개혁파 신학은 인간의 이성이 (하나님과 그 분의 말씀을 포함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정당성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에, 개혁주의에서는 (하나님을 포함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정당성은 오직 성경 계시와 성령 하나님의 감동으로만 가능하다는 성경적 실재론을 강조한다.

반틸의 변증학은 성경 구절을 많이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체론적 관념론이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또 설교 현장에서는 성경 구절을 다루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개혁주의 설교학 수업에서는 주해와 원리화, 그리고 적용적인 설교문 작성의 3단계 설교학의 이동(a homiletical move)을 3중 관점의 전제주 의에 적용하였다. 먼저 성경적 실재론(biblical realism)에 대응하는 설교학의 범주는 구속사 내러티브이고, 성경적 인식론에는 전체 성경 (tota scriptura)의 언약 신학과 (사망과 생명 의) 두 차례 맞바꿈을 통한 하나님의 섭리에 관한 영적 교훈을 이끌어 내는 원리화 과정, 그리고 기독교 윤리학에는 적용 지향적인 설교문 작성과 전달이 해당된다.

칼빈이 『기독교강요』 1권 16-18장에서 다룬 하나님 섭리 사상은, 반틸의 변증학에서 ‘신자 에게 주변 환경은 인격적이고 섭리적이다’는 주장으로 발전된다(반틸, 『변증학』, 110-117). 이러한 통찰은 모든 개혁파 설교자들이 추구해야 하는 올바른 설교의 목표를 제공해 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기도(마 6:9-13)에서 교훈하신 것처럼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목표로 하는 것이고, 주님의 뜻이 창세 전 하나님 보좌가 있는 하늘 에서 이미 작정된 구속 언약의 작정과 그리스도 안에서 새언약의 성취에 관한 말씀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면, 설교자는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 님의 나라가 자신이 위임 받은 교회와 성도들의 모임 자리에서 성령의 감동으로 성취되기를 소망해야 한다.

한편 칼빈의 기독교강요와 반틸의 변증학은, 개혁주의 전체 신학 사상을 구성하는 부분적인 개념들이 파편적인 지식으로 머물지 않고 창세 전 구속언약의 협약을 맺으신 삼위 하나님께서 피택자에게 기대하는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 도록 강력한 연관성(또는 링크 개념들)을 확보 하고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링크 개념들 중에 는, 사람에 관한 지식은 언약 때문에 하나님의 지식에 의존하거나 전제한다는 상호 연관성 개념이 있다. 또 하나님께는 의식과 존재, 그리고 활동이 동연적(同延的, coterminus)이라는 주장이다. 동연적이라는 의미는 예를 들어서 통치 권의 경우에 법률적인 통치 범위와 지리적인 통 치 범위가 서로 일치한다(coinciding)는 뜻이 다. 이런 이유로 도르트 신조는 인간의 전적 타락과 삼위 하나님의 창세 전 구속언약의 협약은 절대주권적으로 신자의 견인 속에서 반드시 성취될 수 밖에 없는 필연성을 논리적으로 정리할수 있다. 동연적인 삼위 하나님의 창세 전 구속 언약의 작정이, 가장 선명한 논리로 담겨진 개혁파 교리가 도르트 신조다. 도르트 신조는 인간의 전적인 부패와 타락에도 불구하고 성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선택과 성자 하나님의 십자가 대속 사역, 그리고 성령 하나님의 불가항력 적인 은총으로 말미암아 고난 중인 신자를 끝까지 보호하시고 견인하심으로 창세 전 구속언약의 작정이 필연적으로 성취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팀 켈러는 칼빈의 기독교강요와 반틸의 3중 관점 전제주의를 『센터처치』에 담아서 율법과 은혜의 극단의 균형을 확보한 복음 과, 유기체와 조직체의 균형을 확보한 교회, 그리고 문화에 순응적 입장과 분리적 입장의 균형을 확보한 도시문화관의 세 가지 균형점에 관한 미들웨어 목회신학을 제시하였다. 개혁파 설교 자들이 칼빈의 『기독교강요』의 기초 위에, 반틸의 변증학과 팀 켈러의 『센터처치』의 두 기둥에 근거하여 구속사 내러티브를 통하여 동일한 능력과 권능으로 현대사회 속에서 자신의 백성들과 교회를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올바로 섬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