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과 복음에 기여한 멀스베리 선교사의 발자취 재조명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주최 ‘초기 내한 선교사들에 대한 세미나’
한국개혁주의연구소(소장 오덕교 박사)는 3월 21일(금) 서울 강남구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더글라스홀에서 ‘초기 내한 선교사들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제7회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멀스베리(마두원) 선교사와 한국 선교’라는 주제로 한국 최초의 음악선교사로 서양 음악 도입과 정착에 애쓴, 그리고 후에는 목회자로서 많은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자를 배출한 마두원 선교사의 발자취를 돌아보았다.
제1부 예배는 오덕교 목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인도로 안명준 교수(한국 성서대 초빙교수)의 기도, 현창학 목사(합신 사명의 석좌교수)의 설교, 정효제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축도로 진행됐다.
박응규 교수(ACTS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논문 발표는 강덕영 장로(유나이티드 문화재단 이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은선 교수(백석대), 이종전 교수(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합신 남송 석좌교수)의 발제가 이어졌고, 오덕교 소장의 최종 정리와 인사가 있었다.
제1강좌 ‘멀스베리의 음악선교(1929-1955)’란 제목의 강의에서 이은선 교수는 멀스베리의 해방 전 평양에서의 음악 선교, 이어 해방 후 1955년까지의 음악 선교 사역을 고찰했다.
이은선 교수는 “멀스베리 선교사의 한국 선교사역은 해방 전 평신도로서 음악 선교사역과 해방 후 목회자로서 고신교단과 대신 교단에서의 선교사역 2기로 구분된다”면서 “음악 선교사로서 멀스베리 선교사는 한국 근대음악인 1세대를 양육한 공로자이고, 신사참배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하며 방지일, 박윤선, 강태국, 김홍전 등과 교제하면서 신앙의 유산을 물려 주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해방 후에도 계속해서 음악을 통한 방송을 하며 한동일과 백건우를 길러내었다”면서 “우리는 멀스베리 선교사의 음악 선교 사역을 통한 헌신적인 선교사역을 잘 이어받아 음악 선교의 고귀한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평했다.
제2강좌 ‘마두원의 해방 이후 사역에 관한 고찰’이란 제목의 강의에서 이종전 교수는 마두원 선교사가 1940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추방당한 이후 1948년 다시 한국에 돌아와 불의의 교통사고로 별세한 1977년까지의 사역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소개했다.
이종전 교수는 “대한민국이 수립된 해인 1948년에 다시 돌아와서 약 30년을 이 땅 곳곳을 누비면서 교회 개척을 비롯해 신학교, 성경고등학교, 병원, 구제 사업과 구호금 지원, 뿐만 아니라 ‘봉화’ ‘성별’ 등 잡지를 발행하여 각종 소식을 공유하고, 신학과 계몽을 위한 기고문을 통해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의식을 깨어나게 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했다”고 밝혔다.
이종전 교수는 “이렇게 다양한 사역을 하면서도 그는 한국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질 것을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며 “특별히 정통신학을 견지하는 교회이기를 위해서 노력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과 함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제3강좌 ‘마두원 선교사와 허암 김홍전 박사’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이승구 교수는 평양 마씨인 마두원(馬斗元, Dwight R. Malsbary) 선교사의 사역은 초기 음악 선교사로서의 사역(기본적으로 1929-1940, 그러나 후에도 계속해서 음악적 기여가 있다)과 후기 목사 선교사로서의 사역(1948-1977)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고, 그 두 사역 모두에서 마두원 선교사는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에 매우 큰 공헌을 하였다”면서 “가장 큰 기여는 허암 김홍전(1914-2003)에게 미친 영향이라고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승구 교수는 “마두원 부처(夫妻)가 허암에게 음악과 피아노를 잘 가르쳐 주었고, 특히 하나님께 예배하는 일에 음악을 잘 사용해야 함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예배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나 바른 예배를 위한 노력에 있어서나 특히 성경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에 있어서나 하나님 나라라는 호방한 사상을 가지고 온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성도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일에 있어서 허암은 마두원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구 교수는 “마두원에게 잘 가르침 받고 그보다 훨씬 뛰어난 족적(足跡)을 역사에 남긴 허암 김홍전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최소한 이분들의 좋은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이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에 근거해서 개혁신학에 충실한 허암의 가르침을 잘 새겨야 한다. 이미 잘 가르쳐진 개혁신학이 잘 녹아 있는 귀한 가르침을 잘 배워 나가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결적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