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기름 추억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겉보리를 쭉정이 없이 잘 골라 씻어
하루 동안 물에 담가 불리셨다가
소쿠리에 건져 시루에 안치고
물 먹인 광목 보자기를 덮어 두셨다
사나흘이 지나며 보리는 펄펄 앓았고
어머니의 기도같이 기적처럼 싹을 냈다
한 주일쯤 지나 제 자식처럼 싹이 자라면
어머니는 잘 헤쳐 바람 좋은 그늘에 말리셨다
당신 엿기름으로 손수 식혜를 만드시던 어머니
한동안 보리처럼 앓다가 천국에 가셨지만
당신의 식혜 손맛은 기적같이 내 기억에 남아
아직도 목젖에서 자라나는 군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