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며 교회를 위한
헌신과 섬기는 일꾼으로 직분을 잘 감당하도록
박상헌 안수집사(온수교회)
이 귀한 시간에 부족한 제가 이 자리에 서는 게 맞는지 무슨 말씀을 드릴지 고민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서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영광을 돌립니다.
1989년 군 제대를 하고 어머님이 다니시는 온수교회에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되어 30년 넘게 적을 두고 생활하였지만 열심을 다해 신앙생활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청년 때는 알바 및 다른 일로 교회에 빠지는 일이 다반사였으며 항상 교회는 시간이 나면 가는 곳으로 간주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님이 중풍으로 쓰러져 돌아가시기 전 제가 열심히 교회 다니는 것이 어머님 기도 제목이었다는 것을 알고 교회는 열심히 다녔지만 좀처럼 신앙심은 자라지는 않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 입사하게 되면서 지방 생활로 2주에 한 번씩 집에 오느라고 더욱 신앙생활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출퇴근 가능 현장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첫애인 선화가 낯을 가려 2주 만에 보는 아빠에게 오지 않으려 하는 것을 보고 이직을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매주 교회에 나오게 되었지만, 교인을 만나면 밥 먹고 가라 남전도회 참석 좀 해라던 여러 말들이 부담스러워서 항상 예배 시간 5분 늦게 와서 5분 일찍 집에 가곤 하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한 강도와 같이 평생을 마음대로 살다가 마지막에 믿어 천국에 가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세상 것에 무게를 두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순종하지 않는 신앙생활에도 하나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하여 주시고 사랑하여 주셨습니다. 물론 나의 때와 하나님 때는 다르게 말입니다. 김애정 권사를 만나 신앙의 끈을 놓지 않게 하시고,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를 섬기며 교회에 봉사도 하면서, 교회에서 교인을 만나는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밥도 먹고 남전도회 참석도 하면서 교인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선화가 예초기에 팔을 다쳤을 때, 아버님이 폐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코로나로 인해 온 가족이 각각 다른 병원에 입원 하였을 때 등 나에게 어려움과 시련이 오면 나도 모르게 하나님께 기도로 간구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시련을 헤쳐 나갈 힘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신앙도 이슬비에 젖듯 서서히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세상 것보다 하나님을 사랑하지는 않고 한 발은 교회에 한발은 세상에 놓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저인데도 안수집사 임직 때가 돼 임직을 권유받았습니다. 나의 부족함과 여러 여건 그리고 헌신할 자신도 없어 그동안 두 번의 고사를 하였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권유하시면 어떻게 고사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으나 이미 임직자 후보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목사님을 찾아가야 하나, 소문에는 찾아가도 소용없다고 하던데 하면서 고민을 하였지만, 아직 교인 투표가 있으니 기다려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대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그만 남들의 도움만 받지 말고 교회의 주변인이 아닌 헌신과 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라고 명령하신 듯했습니다. 그래서 떨리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무겁고 귀한 직분을 받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또한 저로 인해 자녀인 선화와 기환이도 나와 같은 미지근한 신앙생활이 아닌 제대로 된 신앙인이 되길 바라면서 교육도 아주 열심히 받았습니다.
임직 받기 전 성숙한 신앙에 대한 목사님의 교육 중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본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앞서 걷고 있는 영적 지도자들을 본받으며 살아간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드러나신다. 교회는 사람을 보고 오는 곳이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완전히 드러내지 못해도 부분적이라도 드러내 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생각하며 저도 앞선 신앙의 모델을 보고 교회에 오고 싶었듯이 다른 교인에게 그리스도를 부분적으로 드러내는 신앙인으로 이제 살고자 합니다.
끝으로, 기존 안수집사님들과 같이 과연 내가 귀한 직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채워주시는 하나님을 믿고 기쁘게 순종하며 따를 것이며, 교회를 위한 헌신과 섬기는 성실한 일꾼으로 귀한 직분을 잘 감당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