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신앙과 진실의 길로
윤여성 목사(열린문교회, 본보 논설위원)
한국 교회 속에서 진실과 정직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특수적 배경과 이념의 구별됨을 포기할 수 없다
합신총회 40주년을 맞아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온 교단이 현장에 함께 모여 축하하는 자리는 어렵거니와 마음의 하나 됨 속에서 이런 지면으로 성의(聖意)를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믿는다.
성경에도 동일하게 다윗 성역 40년을 마칠 무렵 솔로몬을 후계자로 세우는 과정에서 보인 것에 대해 무언가 배울 점이 없는지 생각했다. 지금 교단 상황이 그날의 교훈에 비춰 합당히 행해야 할 것은 없을까? 당시 위세 등등한 아도니야가 스루야의 아들 요압과 아비아달과 함께 모의, 왕 됨을 선언하였으나 솔로몬과 그를 돕는 자들이 동참하지 않았기에 결국은 이스라엘의 향후 기약이 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합당한 왕국의 이양과 치세가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오늘의 성역 40년에 우리만의 모습 속에서 가장 중대한 기념과 정신은 무엇이 될 것인가?
혹시 아직도 인본적 물량주의 사고방식이 우리가 박차고 나온 합동 교단의 망상에 의해 휘둘리고 있다면 안 되리라. 다윗이 비록 육적으로 누웠으나 그의 마음을 읽고자 때를 기다리며 잠잠했던 사람들처럼 우리는 한국교회를 바라볼 때 박윤선 목사의 그날의 외침과 생생한 개혁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교단 간의 연합과 부흥에 대해 특히 그러하니 물량주의 행사나 정치행위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물론 예수님을 믿는 모든 한국 교회가 수의 부흥과 함께 교단 교파들의 연합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그런 하나 됨에서 우리 합신은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것은 마치 솔로몬이 아도니야의 모의에 가담한 할 수가 없었듯이 우리 한국 교회 속에서 진실과 정직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특수적인 배경과 이념 때문이다. 그런 일의 동기가 세력화만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구별됨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다.
모든 교단은 각자 나름의 역사와 주장들이 있겠고 좋은 점들을 배우고 이 험한 세상을 함께 넘어갈 수 있는 연합도 해야 하되 물량주의 교회관은 함부로 따르거나 닮을 수 없다는 우리의 배경이 있다. 그들 속에는 목숨 같은 바른 신앙과 바른 신학에 근거한 교회관이 없고 그저 정치와 수적인 부흥을 꿈꾸며 세속화의 길로 치달아 가는 마당에 그들과 멍에를 함께 메야 할 가치가 얼마나 부합할까. 결코 진실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성취하고자 할 때 그들과 함께 저 창대한 대의의 길로 무작정 갈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아도니야의 날에 솔로몬과 함께 하는 자들도 매우 초급함, 연약함도 있었겠지만, 그러나 그들은 인내로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다윗의 편에 서며 마침내 때가 되어서는 약속된 왕위를 물려받을 수가 있었듯이 우리도 이런 물량주의적 길을 배격하면서 그리스도의 신앙과 진실의 길로 갈 때에 마침내 거룩하고 영광스런 하나님 나라와 의의 역사를 보게 될 것이리라 믿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