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산행 기도
아버지여, 봄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산새들의 피리 소리에 내 영혼을 새롭게 하시고
맑은 하늘 구름 흐르듯 삶에 평안을 더욱 내리시며
부드러운 흙과 같이 늘 따스한 가슴으로
가난한 저 마을들을 바라보게 하소서
오를 때나 내려 갈 때 힘들 때나 유쾌할 때
서투른 내 걸음을 겸손히 바른 길로 들게 하시고
한 발 한 발 아버지의 음성 들으며 가게 하소서
내 무릎이 떨리오니 청청 곧은 소나무 같은
믿음과 용기를 주시고 햇살이 저리 찬란한 것은
다 아버지 때문임을 알게 하소서
아버지여, 싱그런 산바람 감사합니다
때론 아무도 없는 이 산길 외롭더라도
외로울수록 더욱 이마 반짝이는 바위처럼
골짜기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묵묵히 제 길을 걷게 하소서
부지런히 행할 때나 잠시 땀을 식힐 때
높은 곳이나 낮은 곳
이름 없는 나무들과 풀들의 숨소리에
결코 나홀로가 아님을 느끼게 하시며
온 산을 적시는 봄빛은 작은 꽃송이에도 저리 눈부시어
아버지 주신 소중한 삶을 밝히는 불빛처럼
오늘 내일 영원할 것임을 믿고 바라게 하소서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