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총회, 이런 모습을 기대하면서
< 가정호 목사, 세대로교회 >
“회의 통해 역사가 진보, 후퇴하기도 한다는 사실 명심해야”
가을입니다. 지금쯤 총회가 열리고 몇 주 후면 노회가 열립니다. 회의는 생산적이어야 하고 역사 발전을 위한 징검다리를 만드는 기회여야 합니다. 총회나 노회는 지교회의 교회된 성도들에게 소망과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성총회’라 표현하니 이는 마땅한 일이어야 합니다.
1. 큰 생각, 큰 틀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그런 회의이면 좋겠습니다.
현재 한국교회가 당하고 있는 고통, 이 땅에 주님의 교회가 시작된 시점부터 오늘을 바라보는 높은 수준의 회의를 기대하게 됩니다. 높은 가치를 소홀이 한 채, 기득권에 집착하여 갑론을박, 이전투구, 흑색선전, 금품수수가 오가는 타락한 모습이 합신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겠습니다.
2. 이전이나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가치 생산을 위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역동적으로 논의하는 회의여야 합니다.
모든 것이 위기인 시대입니다. 지구생태 환경에서 부터 인간성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가견적인 지상교회의 지속가능성에서 부터 언약백성이 사라질 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그와 같은 위기의식을 가진 리더들의 진중한 회합인 동시에 치열한 대화가 오가는 모임이어야 하겠습니다.
3. 회의 의장의 의사진행에 대하여 수준 높은 반응을 보이는 회의여야 하겠습니다.
단 한 번의 짧은 총회를 비효율적으로 끌고 가는 총대들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의장의 사회를 간단없이 무시하는 발언을 하거나, 사회자를 통제하려는 과격한 발언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회의에서는 탁월한 총의를 생산해 낼 수가 없습니다. 개진된 의견을 가지고 의사를 진행하는 의장의 사회에 대하여 최대의 지지와 예의 바른 모습이 필요합니다.
4. 내가 아니면 발언할 회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조금의 틈만 보이면 손을 들고 모든 의사진행에 자기 의견을 개진하려는 지나친 열심을 보이는 총대들 때문에 다른 총대들은 혀를 내두릅니다. 이런 이들은 회의의 수준을 망가뜨리는 주인공입니다. 이런 회의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우울합니다. 침묵의 여유와 양보의 아름다움을 배우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5. 의장은 몇몇 소수의 발언자들이 빈번히 일어나 무절제하게 표현하는 열정을 조정하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됩니다.
노회별로 창의적인 발언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안배하고 배려하는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을 품고 기다리는 회원들의 침묵을 깨뜨리는 멋진 사회자가 필요합니다. 말을 할 줄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기다리는 총대들이 많을 것입니다.
6. 회의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공동체적인 노력인지를 드러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회의에 처음 참여하는 총대들에게는 큰 호기심이 있습니다. 회의를 통하여 역사가 진보하기도 후퇴하기도 합니다. 총회의 결정은 그만큼 큰 영향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대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참여해야 합니다.
7. 변명과 탓과 원망이 횡행하는 공동체는 미래가 없습니다.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사과하고 반성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나의 잘못은 동기를 이해해 주길 바라고, 다른 노회나 총대의 잘못은 결과를 가지고 정죄하려드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모든 회원들이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잘한 것들에 대하여는 박수와 세움이 절실합니다. 과연 지난 총회에서 결의된 것들이 얼마나 실행되었는지 살펴 볼 일입니다.
8. 회의에서 결의된 내용이 세밀하게 전달되고 전승되는 성실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결정된 내용을 통보만 받는다든지 해서는 안 됩니다. 당사자들에게는 설명과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신실함이 절실합니다. 거짓말, 기담, 악담, 악의에 찬 판단이 있어선 안 됩니다. 침소봉대하여 악의적인 소문이 거룩한 성총회에 끼어들 여지를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이것은 회의가 끝난 이후에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회원들이 잘되고, 또 이웃 노회가 잘되기를 바라고, 아름답게 성숙해지기를 소망해야 합니다. 가끔 이해 못 할 기담들이 들리면 마음이 참담하고 괴롭습니다.
9. 처음 참가한 총대들을 배려하여야 합니다.
어떤 모습으로든 처음은 신기하고 두렵고 떨리기도 합니다. 손님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잔치 같은 총회가 어려울까요? 미래 비전이 활활 타오르는 느낌을 주는 총회는 힘들까요?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지는 기존회원들의 몫입니다. 그것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옵니다. 처음 참여한 목사 총대들은 물론이거니와 장로 총대들에게도 따뜻한 배려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