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선교강국이 되려면
| 이기종 목사 ·합신세계선교회총무 |
“보내는 일과 함께 실제적 준비 필요해”
125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는 그 성장과 더불어 선교하는 교회로 점차 자리매김해 나감으로써 외형상 선교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만여 명의 선교사를 해외로 파송하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가 되었다. 가서 제자를 삼으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따라 ‘가라’(go)는 명령에 순종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가서 무엇을 해야 하고, 미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미흡한 실정이라 하겠다.
제자를 삼고 훈련하거나 지도자를 양성하는 등 사람을 세우는 일보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하거나 돈으로 선교하려는 일이 아직도 있다. 기본적인 선교훈련조차 받지 않고 선교지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파송교회와 소속 선교단체도 없이 현지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명실공히 모범적인 선교국, 나아가 선교강국이 되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선교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만일 첫 단추가 잘못 꿰었다고 생각되면 속히 바로 잡는 게 현명하다. 선교사와 선교단체, 그리고 교회가 각기 허와 실을 점검해 볼 때이다.
먼저 선교사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요즈음 선교단체와 교회의 지도자들의 입에서 선교사 지망생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를 듣는다.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선교열정이 헌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이다.
사실 매우 혼란스럽고 헌신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교사 후보생들을 면담하다 보면 선교지 선정, 선교사 배치와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소위 힘든 지역으로는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전혀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지역이나 민족에게 가려는 열망이 약하다. 자녀교육이 선교지 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기도 한다. 너무나 앞뒤를 재는 모습을 흔히 본다.
선교사 배치는 선교사의 은사, 자질, 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선교단체와 파송교회의 정책과 전략을 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선교사 개인의 미흡한 정보(단기선교 경험과 도전, 지인의 간증과 권유)에 의해서 결정되는 일이 많다. 만일 파송교회가 열매를 빨리 맺을 수 있는 지역을 원한다면 선교사와 선교단체는 결정에 있어 애로를 겪게 된다.
요즈음 많은 나라, 특히 미전도지역에서 선교사 비자발급과 선교를 허용하지 않는 추세이고 더군다나 목사 신분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전문인선교, 비지니스선교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준비 상태를 점검해보면 너무나 준비가 허술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일단 선교지로 나가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이럴 때 본인의 연구와 경험도 중요하고 체계적인 훈련도 중요하다. 선교계가 협력하여 비즈니스선교훈련원을 설립해서 실제적인 준비를 도울 필요가 절실하다.
복음전도와 영적 사역하는 일도 힘든데, 준비를 소홀히 하고 전문인선교, 비즈니스선교를 한다고 벌려놓으면 2중3중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러한 전문 분야들은 치열한 무한경쟁의 원리가 지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