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목회자와 노후대책 박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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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목회자와 노후대책

박종훈 목사·총회농어촌부 전북지역간사 

우리 사회가 급격히 변해 가는 여러 가지 현상들 중에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아이들이 줄어들고 노인들은 늘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이 곳 농
어촌 사회에서는 아주 심각한 기형아 사회로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우리
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간다며 인구 늘리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농어촌
은 초고령화를 지나 점 점 마을이 빈집들로 늘어가고 있다. 주위 어떤 마을
은 사람이 하나도 없이 빈집과 잡초만 덩그러이 남아 있는 곳도 생기기 시작
했다. 

국가적으로 복지정책이 한 해가 다르게 발전되어 웬만한 질병과 생활은 나라
에서 주는 여러 혜택으로 삶을 나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평균 수명도 점 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창 일할 나이는 줄어들고 은퇴이후의 날은 늘어나는 앞
으로의 전망에 따라 중년부터 노후대책을 세우는 다양한 방법이 관심을 끌게 
한다. 각 기관이나 직장에서는 의무적으로 퇴직금을 적립하며 다가오는 미래
를 준
비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 대다수의 교역자는 우선 발부터 불을 끄고 
보자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노후대책은 사각지대로 남는 현실이다. 

다른 일반 직종과는 달리 정년이 70세라고 하지만 현 사회적인 추세라면 조
기 은퇴해야 하리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평생을 농어촌 지역에서 사역하며 헌
신한 교역자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필자가 노후대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
게 된 동기가 있었다. 어느 동역자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이다. 

평생을 농촌교회를 섬기며 고생을 낙으로 알며 신실하게 욕심 없이 목회를 
한 어는 목사님이, 은퇴를 얼마 남지 않으면서 명예를 떨어드리는 일을 했다
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에 속한 부동산을 목사님 개인 명의로 교인들이 모르
게 등기이전 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인정받고 존경받는 목사
님이 덕망이 한 순간에 추락하며, 재산 문제로 교인들과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원론적으로는 목사님이 잘못 처신했지만 같은 목회자의 입장에서 변호하자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교회가 마땅히 노후대책에 책임을 져야 하지
만 미자립의 시골 교회에서는 전혀 대책
을 세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막
상 은퇴가 가까워지자 궁여지책으로 가장 하기 쉬운 욕심을 낸 것이다. 

그 목사님도 젊을 때는 노후대책에 한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믿음으로
(?) 하나님이 다 책임져 주리라 여기며 교회를 섬기며 충성하는 모습이었으리
라 여긴다. 현직에 있을 때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이겨나가며 성도들이 있어 
위로도 받으며 체험이 있었지만, 은퇴하면 우선 교인들의 무관심과 몸과 마음
이 이미 늙었다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 아무런 방비책 없는 노후의 앞길에 
우선 살고자 하는 인간 본능이 앞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이런 이야
기는 어느 특정한 한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종 종 들려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나의 노후대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자연스런 고민이 
다가왔다. 이곳에 처음 개척할 때 빈집으로 있는 집을 사재(私財)로 구입하
여 피땀 흘리며 손수 건축하며 오늘날까지 무보수로 13년을 지내왔다. 앞으로
도 별 다를 바 없는 암담한 현실에도 평생 목회지로 여기며 사역하다 막상 은
퇴를 하면 어디로 갈 것인가? 

교회의 모든 재산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것
으로 여긴다면 다 포기해야 옳은 
줄로 안다. 하지만 지금의 마음과 결심이 막상 그 때가 되면 달라지지 않는다
고 나 자신도 보장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하며 깊이 생각하며 구체
적인 결심을 했다. 지금부터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필자 앞으
로 등록된 대지와 건물을 교회명의로 이전 등기를 했다. 나 자신이 제도적으
로 지금 해야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전에 정부에서 정책으로 시행한 국민연금을 들었고 총회에서 약간 보
조하는 노후 보장제도를 들었다. 이 두 가지는 최소한의 안전대책이다. 이러
한 자구책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주위의 여러 젊은 농촌 목회자들에게 물어
보면 거의 대책 없이 우선 급한 생활과 자녀 교육에 치중한다고 한다. 이제 
교단적인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성난 농민들을 위로하며 낮은 자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보루인 농어촌 교회
의 사역자들의 노후보장은 인간의 기본적인 요구이다. 아무리 천하고 낮은 직
업이라 해도 제도적으로 노후에 대한 의무보장이 되어 있다. 가장 평등해야
할 목회자 세계에서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해

의 선교사들이 빛의 모습이라면 농어촌 사역자들은 소금으로서 세상에서 교
회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늙으면 몸도 추해지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은퇴 교역자들이 마음까지 
추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평생을 희생하며 성직에 봉사한 그
들에게 명예로운 백발의 면류관으로 말년을 보낼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
과 마음을 모을 지혜가 필요하다. 이 일은 총회와 현직 농어촌 목회자가 다같
이 고민하며 협력하며 풀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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