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25)| 위기 가운데서 부르는 노래_정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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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박국 3:16-19 

위기 가운데서 부르는 노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확신 가지고 있어야”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남포교회 협동목사 

오래 전에 받았던 한 제자의 글이 생각납니다.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아내를 데리고 응급실로 달려갔더니 출혈인 것 같다하여 급히 수술을 했다 
하였습니다. 3000cc나 되는 물이 배속에 차 있었고, 장기와 나팔관 주위 여
러 곳에 작은 좁쌀만 한 돌기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마음은 그렇게 편안하
고, 살아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간절한 감사의 제목이 되더라는 이야기였습
니다. 

살아 숨쉬는 것만도 감사해

아침에 눈을 뜨면서 또 하루의 생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감동으로 가슴에 
와 닿고,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입
어 되는 일이라는 사실이 실감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창조자 하나님 앞에
서 겸손한 한 인간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모
든 것이 아름답고, 모든 것이 감사
하고, 모든 것이 견딜만하게 됩니다. 바람
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고, 누가 무엇을 한다 
해도 다 괜찮게 여겨지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하나님 앞에서 가난해질 때, 우리의 영혼은 반대로 얼마나 커지고 넓
어지고 깊어지는지요! 중심이 하나님 앞에서 진실해질 때, 우리의 삶은 반대
로 얼마나 담대하고 활기차고 마냥 신바람이 나는지요! 여유, 참다운 삶의 
여유가 그때에야 비로소 생기는 것입니다.
코앞에 닥쳐오는 환난을 바라보며 부르는 하박국 선지자의 여유에 찬 노래
가 생각납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
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라!”(17-18절). 선지자가 여기서 없어도 좋다고 
담대하게 말하는 것들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견딜만한 악세사리나 편의품
들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양식 전체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지자는 가상적으로 설정된 막연한 상황이 아니라 저 포악한 갈대아 사람들
이 유
다를 심판하기 위하여 쳐올라오는 환난의 날에 직면할 자신의 현실 상
황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포악성과 잔인성을 하나님도 인정하실 만한 
갈대아 사람들이 쳐올라오게 되면 무화과 나무도, 포도나무도, 감람나무도, 
곡식과 채소 밭도, 우리도, 소 외양간도 모두 쑥대밭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 날은 대 환난의 날인 것입니다. 선지자는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
므로 처음 그것을 하나님께 들었을 때 그는 극단적인 불안과 근심, 고통과 
공포심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창자가 흔들리고, 입술이 떨리고, 뼈가 썩
는 것 같고, 몸이 떨리고…”(16절). 
그런데 선지자는 이제 그날을 내다보며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16절). 그
리고 기다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그러나 나는 여호와를 인하
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18절). 그러므
로 이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닙니다. 비장한 각오가 서려있는 신앙의 노래
인 것입니다. 
선지자는 어디에서 이러한 결단의 근거를 얻은 것일까요? 그러한 상황이 오
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처사에 대한 항변을 거쳐(1장), 입을 다물고 하나님
의 대
답을 기다리면서 얻은 그 결론(2장), 곧 “(환난 가운데서도)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산다”(2:4)는 그 진리의 확인이 근거가 되었을 것입니
다. 선지자가 취하고 있는 이 모습이 바로 믿음으로 사는 의인의 모습일 것
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한 복판에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감격 넘치
는 확신이 버티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낮아질 때 감격해

그러기에 선지자는 그 지독한 환난의 날 앞에서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
여”,“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고, “여호
와는 나의 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시고,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실 것이라!”고 확신과 여유 넘치는 멋진 찬송을 불러
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