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많이 알면 법을 잘 지킬 수 있을까?
< 김영길 목사, 더불어사는교회 >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 뜻 위해 세상나라 가치관 버린 삶”
가끔 청문회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청문회에 출석한 사람들 중에는 법을 공부하고 과거에 검사나 판사 혹은 변호사를 역임한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청문회에 나가서 검증을 받게 되면 하나 같이 법을 어기고 부정을 저지른 경력 때문에 도중하차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 법을 많이 안다고 해서 법을 잘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오히려 법을 많이 공부하고 법을 많이 아는 사람들일수록 자신들이 알고 있는 법을 이용해서 법망을 피하거나 더 큰 죄악을 저지른다는 사실이다.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작은 범죄를 저지르지만, 법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더 큰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법을 많이 공부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착하다거나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법을 공부한 모든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법을 많이 안다고 해서 법을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많이 공부하고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앙인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교회들은 성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성경 지식을 쌓는 일에만 열심을 낸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성경 지식을 아는 만큼 하나님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면 그러한 지식은 오직 자신만을 돋보이게 하고, 그 지식으로 교회 안에서 남들을 군림하는 위치에서 자기 지식을 자랑할 뿐임을 알아야 한다.
성경에서 나오는 율법사들과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지식이 많았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저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하여 남을 정죄하면서도 자신들의 죄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주님은 저들을 회칠한 무덤이라고 했다(마 23:17). 겉보기에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송장 냄새가 풀풀 나는 무덤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신자는 머리 속으로 외우는 지식이나, 말로만 그럴듯하게 재잘대는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무엇일까? 성경에서 ‘알다’라고 하는 단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헬라어 기노스코(γινώσκω)라는 단어가 ‘알다’라는 단어다. 이 단어의 의미는 단순히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직접보고 확인한 사실을 아는 일반적인 차원에서 이해되어지는 단어가 아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안다고 할 때, 그 안다고 하는 차원이 단순하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도 잘 알고 있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헬라어 기노스코(γινώσκω)라는 단어는 그러한 의미에서 쓰는 단어가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 경험한 사실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쓰인다. 다시 말하면 어떤 사람을 안다고 할 때 그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경험에 비추어 그 사람의 속마음까지도 누구 보다 잘 안다고 할 때 쓰는 단어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성경을 여러 번 읽고 하나님에 대한 상식을 많이 알고 있는 차원이 아니라, 성경에서 만난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통하여 경험되어진 사실을 가지고 하나님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하나님의 심정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통하여 감동하며 기뻐하면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체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지식이 곧 하나님을 아는 지식인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자신의 유익을 위한 삶이 아니라 하나님 뜻을 위하여 세상나라의 가치관을 버린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신자의 소망은 오직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장차 나타날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믿음으로 맛보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진정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생명처럼 붙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