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통해서 본 신앙과 목회
< 이기원 목사, 목은교회 >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상을 보면 무언가 잘 못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올바로 세워지기 위해 가장 급선무가 무엇인가? 그 해답을 목회와 농사의 원리를 통해 점검하고자 한다.
농부가 농사를 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목적은 농사를 잘 지어서 많은 수확량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것을 생각하지 않고 단 기간에 많은 수확량을 얻기 위해서 비료를 많이 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비료를 적정량을 초과하여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식물은 위로 지나치게 자라며, 그래서 약하게 되고, 결국 수확량도 많지 않게 되며, 종국에는 그 농작물은 죽게 된다. 이처럼 농사의 바름과 좋은 수확량은 비료 한 가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햇빛과 적정한 온도, 수분, 바람, 그리고 농부의 부지런함에 의해서 결정된다.
기독교 신앙과 목회는 어떠한가? 농작물을 돌보는 농부와 같은 면이 있다.
목회자는 성도들의 영혼을 돌보는 사역자다. 영혼을 돌보는 궁극적인 목적은 주님의 교회를 바르게 세우는 데 있다. 교회를 바르게 세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성도들 개개인의 신앙이 올바르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문제는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성도들 개개인의 신앙을 바르게 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은 그들의 신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목회자이다. 만일 목회자가 바른 신앙을 형성하는 신학이 잘못 되어 있다면 성도들을 올바로 인도할 수 없게 되고, 교회를 바르게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목회자가 먼저 바른 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기독교 신앙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바른 신앙이 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어떠한 종교적인 체험을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그릇된 신앙이 난무한다. 마치 이러한 신앙이 정통 신앙인 것처럼 주장하며, 성경과 교리에 무지하거나 어린 성도들을 미혹한다.
그러면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하여 열심히 하면 바른 교회가 되는가? 아니면 목사가 어떤 특별한 능력을 얻어 목회하면 교회가 되는가? 아니면 기업 경영 방식을 도입하여 적용하면 교회가 되는가? 아니면 최신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교회가 되는가?
기독교 신앙은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기독교 교회사에 의해 검증된 역사적 정통 신앙이다.
그 역사적 정통신앙은 우리에게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떠한 신앙이 잘못된 신앙인지, 바른 신앙인지를 가르쳐 주는 시금석이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바른 교회인지, 거짓된 교회인지를 알게 해준다는 점이다.
농작물을 해치는 요인들은 가뭄과 침수, 고온, 저온과 일조부족, 흙의 독소와 염분, 살충제 찌꺼기, 비료의 과용, 해충, 질병 등등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른 신앙과 바른 목회를 저해하는 요인들은 역사적 정통 신앙에서 벗어난 그릇된 신앙이다. 우리 주변에 득세하는 그릇된 신앙 운동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그릇된 신앙에서 교회를 지키고 성도를 지키는 것은 역사적 정통신앙뿐이다.
그 역사적 정통 신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교리이다. 이것을 성도들이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 교리문답과 신앙고백서들이다. 이것을 지속적으로 교회가 가르칠 때 바른 신앙이 되고 바른 교회가 된다. 이것이 참된 목회이다.
인간의 편리성과 실용성을 최대한의 가치로 삼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바른 신앙과 바른 교회를 위해서 역사적 정통신앙 위에 굳건히 세워져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