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은 있다
< 안두익 목사, 동성교회 >
“바늘 끝이 한쪽에 고정되어 있으면 그 나침반은 쓸모 없어”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새해만 되면 무언가 한 가닥 기대감을 걸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됩니다. 이 추운 계절에 보신각에 모여 소원을 비는 수많은 인파를 보지 않습니까?
해가 바뀔 때마다, 동해 바다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가슴에 손을 모으고 자신의 소원을 비는 사람이, 지난 해 조그마한 해안선 역인 정동진에만도 30만이 넘었다고 합니다. 동해안 바닷가에만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고 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손을 비비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가냘프고 연약해 보이는 인간의 실존입니까?
이와 같이 나약한 존재인 우리가 새해를 다시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한 해를 살아야 합니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여러 가지로 원칙과 질서로 나라를 이끈다는 신념이 있습니다만 현실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요즘 매스컴을 통해서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단어입니다. ‘하우스 푸어’라는 말은 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만, 집을 살 때 받은 대출에 대한 이자를 갚느라 살림이 굉장히 힘든 사람을 말합니다.
집을 살 때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출을 많이 받았는데, 집값은 오르지 않고 금리만 올라 수입의 많은 부분을 이자로 내야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2012년 국내 10대 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하우스 푸어가 108만 가구에 이른다고 합니다. 연체로 인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버 푸어’(siver poor), ‘리타이어 푸어’(retire poor)라는 말도 있습니다. 젊었을 때에 자녀교육에 신경쓰느라 노후대비를 하지 못해서 은퇴 후에 빈곤하게 사는 노인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렇게 노년에 더욱 빈곤하게 사는 가구가 무려 102만 가구나 된다고 합니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시기를 맞고 있는데 이들이 은퇴하면 실버 푸어나 리타이어 푸어는 엄청난 숫자로 늘어날 것입니다.
참 안타까운 것은 하우스 푸어나 실버 푸어들이 대부분 중산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먹고 사는 것에는 별로 걱정할 것 없이 사는 사람들이었는데, 어느 날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안에 경제로 인한 이 엄청난 부담이 우리의 가치, 우리의 행복을 빼앗아가는 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삶이 어려운 시대적 환경에서 우리가 잃어가는 게 많은데 그중에 현저하게 나타나는 게 감사의 메마름입니다.
감사의 메마름.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 날카로워지고, 서로 원망하고 불평이 잦아집니다. 심지어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정부를 믿을 수가 없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말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온 세상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불신의 덩어리로 변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미칠 듯이 제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 앞에는 무언가 밝은 미래를 점칠 수가 없는 답답한 환경만이 놓여 있지만 감옥과 같은 이런 환경도 우리를 절대 꺾지 못할 줄 믿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 시대 앞에선 우리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세상 앞에 선 우리가 누구입니까? 이미 만세 전에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자녀입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나 하나를 위해 저주와 고통의 십자가를 마다하지 않고 거기에 달려 죽으실 만큼 결코 예수님이 놓칠 수 없는 자녀입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오늘도 보혜사가 되신 성령께서 어디로 가든지, 어디에 있든지, 나를 은혜로 붙잡으시며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다”고 말씀하신 가장 소중한 존재가 바로 하나님의 은혜 앞에선 우리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가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는 에벤에셀의 자녀입니다. 그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살맛나지 않습니까?
이제 한 번도 밟아보지 않은 새해를 우리에게 맡겨 주신 하나님의 은혜 앞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되새김질을 할 때, 그 말씀이 우리의 삶을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나침반을 보면 항상 바늘이 북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것은 나침반의 바늘이 항상 북쪽을 지향하는 자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나침판을 자세히 보면 항상 바늘 끝이 떨고 있습니다.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자석은 자기에게 지어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바늘이 떨리고 있다면 이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바늘 끝이 어느 한 쪽에 고정될 때 그 나침반은 쓸모가 없습니다.
우리의 영혼도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 떨어야 합니다. 나침판의 바늘 끝이 항상 북쪽을 향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도 언제나 주님의 말씀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적인 것들로 인해 영혼이 무디어지지 않고,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 떨어야 합니다.
이제 야곱이 브니엘의 아침을 맞아 약속의 땅으로 나아간 것처럼 말씀을 붙잡고 내 인생의 선장이신 예수님을 의지하고 힘찬 걸음을 내닫으십시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