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장의 진정한 배경
< 김성주 목사 · 주사랑교회 >
“교회가 교회다워질 때 세상은 교회를 찾는 것”
독일교회는 1970년대부터 교인수가 계속 감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현상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교회는 비상대책을 강구했다.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회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교회의 문화가 세상과 너무 달라 이 시대에 적합하지 못하고, 교회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 사람들이 교회에 들어올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래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교회의 문화를 마련하기 위해 방법을 찾았다.
교회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회를 떠나가는 젊은이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많은 것들이 시도되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연극을 공연하기도 하고, 주말에 교회당에서 댄스파티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 프랑크푸르트의 어떤 교회에서는 토요일 밤에 포르노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람들을 교회로 모으기 위한 선한 의도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교회는 높은 문턱을 낮추고 높은 담을 헐었다. 세상을 향해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나 교회당은 점점 더 비어만 갔다.
1980년대 말, 독일 하노바의 교회재판소 앞에 시위대가 모였다. 전국에서 모인 동성연애자들이었다. 재판소 안에서는 자신이 동성연애자라고 양심 선언한 목사의 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전임자도 동성연애자임이 알려져 물러난 바로 그 교회에 후임으로 부임했던 이 목사가 자신도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것이다(2000년경 독일 교회 목사 가운데 약 10%정도가 동성연애자일 것이라 추산했다).
그날 동성연애자인 이 목사에게 내려진 판결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맡고 있는 모든 목회의 사역(설교와 교육 같은 일)은 정직에 처한다. 그러나 목자로서의 사역(예를 들면, 상담이나 심방과 같은 사람들을 돌보는 일)은 계속해도 좋다.” (이보다 5년 전 전임자는 동성연애자임이 발각되어 목사직을 면직 당했다.)
당시 독일의 모든 개신교회가 다 쇠퇴하고 있었는가? (독일교회의 주일예배 참석자는 평균 5%에 못 미치기에 보통 주일예배 회집인원은 주로 할머니들 20-30명 정도다. 또한 독일의 교회는 철저하게 지역을 나눈다. 이사를 가서, 주민등록을 옮기면 자동적으로 교적도 따라 옮겨진다. 따라서 차를 타고 오는 교인은 거의 없다.)
그런데 1980년대 말 독일 마인쯔의 한 투터 교회는 사방에서 한 두 시간씩 차를 타고 오는 젊은이들로 가득했으며, 회집 인원도 매주일 500명이 넘을 정도였다. 교회를 떠나가는 이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독일에 어떻게 이런 교회가 있을 수 있을까? 답은 담임목사였다. 복음을 듣기 힘든 그 땅에서 순수하게 하나님 말씀만을, 순전한 복음만을 전하는 목사의 설교가 있는 예배가 그 비밀이었다.
점점 더 약해져 가는 독일 교회의 현상을 보며 이런 것을 배웠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으면, 세상은 열 걸음 물러간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문턱을 낮추고 담을 헐면, 세상은 교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교회가 교회다워 질 때에야 비로소 세상은 교회를 찾는다.” “사람들은 세상과 같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과 다른 교회를 찾고 있다.”
한국의 교회들은 교회성장을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개신교 신자는 점점 줄어만 가고, 천주교 신자의 수는 급격히 늘어가고, 불교도 증가 추세에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한국의 여러 종교에 관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집단 가운데 가장 신뢰할 만한 종교는 천주교, 가장 신뢰도가 낮은 종교는 개신교였다.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교회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결과라고 한다. 사람들의 눈은 무시해 버릴 수도 있다고 하자. 그러나 하나님의 눈에 비치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데 있을지 모른다. 교회의 성장은 프로그램의 개발이 아니다. 교회의 교회됨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거룩함을 회복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를 회복하는 것이다. 삶의 예배를 드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회복하는 것이다.
새해가 밝아온다. 주여 이 땅의 교회들을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