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단의 인기가 실종?
김재성 교수
얼마 전부터 한국사회 전반에는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하여 비판이
고조되면서 개혁의 피로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개혁은 매우 힘든 작업이
다. 그래서 개혁정신마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한국 사회
는 개혁되고 있는 것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가져 보았지만, 그다지 나아지거나 개선되는 것이 없음을 탄식하는 목소리들
이 드높다. 앞으로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크게 바뀔 것이 없으리라 아예 냉
소적인 사람들이 늘어날까 걱정된다.
그런가 하면 6월 22일자 미국 뉴욕 타임즈와 CBS 보도에 의하면 부
시 대통령의 인기가 날로 하락한다는 통계가 크게 보도되고 있다. 미 전역의
성인 1, 05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부시의 대통령직 수행
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3월에 비해서 7% 하락하여 53%의 국민들이 지지를 보
내고 있다고 한다.
지금 본 란에서 한가롭게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들이 외교정책과 환
경 정
책을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이
섬기고 있는 한국 교회 내에서 합신 교단은 과연 어떤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과연 큰 지지를 한 몸에 받았던 지난 날에 비해서 오늘날 날로 시들어가는 인
기도를 반성하자는 뜻에서 거론해 본 것이다.
합신을 중심으로 한 개혁주의 교회는 전체 한국 교회로부터 큰 기
대를 모으고 출범하였다. 지난 20여년 동안, 본교단과 합신 공동체는 암울한
한국 교회의 현실을 갱신하고 정치세력에 좌우되지 않는 순수한 장로교회의
모습을 보여주므로써 각 교단으로부터 신선한 자극을 준 교단으로 평가를 받
았다.
그래서 본 교단에 소속해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 수많은 신학교육 기관들이 표류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합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때문에 개혁교단이 비록 소수 교단이지만 매우 높
은 자부심과 긍지를 지니고 있었다.
이제, 박윤선 박사와 노진현 목사, 장경재 목사 등 대부분의 일세
대가 소천하고, 합동신학대학원 출신들이 교단의 모든 주요 직분을 맡아서 봉
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 해에는 합신 출신
으로 첫 교단 대표가 선출될
예정이다. 참으로 중대한 세대 변화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본 교단과 합신 주변이 전체 공동체에 대한 인
기가, 앞서 언급한 대통령들에 대한 인기조사의 결과처럼,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아직 본 교단이나 합신에 대해서 인기가 떨어졌
다는 뚜렷한 통계나 근거는 없다. 하지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종합하여 볼 때에, 과거와 같은 순수한 명성이 다소 훼손되는 것을 누구
나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첫째로, 각 노회에서 중책을 맡은 합신 세대가 구태의연한 운영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일부 노회 내의 문제에 대해
서는 외부사람들이 걱정할 정도이다. 혹자는 합신 세대간에 대립적인 모습들
이 나오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그러한 우려가 단순히 몇 노회만이 아니라는 점
을 지적하고 있다.
둘째로, 개혁정신을 구현하는 몸부림에서 총회의 정책이나 구체적
노력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고, 대 내외적으로 개혁교단의 방향과 지향점에 대
해서 선명한 대안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단 차원의
지혜로
운 행사들과 건설적이면서도 참신한 교단운영이 두드러지지 못한 점들이 지적
되고 있다.
셋째로, 본 교단이나 합신 공동체의 대외적인 태도와 자세에서 좀
더 폭넓은 포용력이 지적되고 있다. 문턱이 높은 교단이라거나, 전체 분위기
가 선지자적이라거나, 한국 교회에대해서 비판 일변도의 자세라고 지적을 받
고 있다.
세상 인기는 오고 가는 것이다. 다만, 하나님 나라의 대행기관으
로 가장 순수하게 공헌하고 싶은 본 교단에 대한 신뢰감과 기대치가 다시 한
번 만 천하에 널리 입증되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