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설립25주년 대회를 마치고| 준비위원회 총무 박성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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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설립25주년 대회를 마치고
준비위원회 총무 박성호목사

지난해 11월 상임위원회에서 준비위원으로 선정되었다고 통보를 받았을 때 
부산에 사는 사람이 맡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총회장님과 임원들에게 
말씀드리며 극구 사양했지만 전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교단출범 25년 만에 처음으로 갖는 대회인지라 참고할 자료도 
없었고 경험도 없으며 또한 준비기간도 6개월 정도 밖에 없었기에 무척 마음
이 무겁고 부담스러웠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25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처음 우리가 출발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셨
던 개혁 의지와 하나되기 원하는 뜨거운 마음들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미래
를 향하여 함께 도약하자는 목적은 확실했으나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떻게 
치러야할지는 참 막막했다.

목표 인원 1004명으로

우선 전국 교회수와 신학교 졸업생수 그리고 장로님들의 숫자를 파악하고 
여러 가지 사항을 분
석해보니 최대 1000여명이 가능하다고 여겨 참석 목표 
인원을 1004명으로 정했다. 1004명은 어떤 봉사단체에서 천사들이 돕는 듯
한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우리는 그런 의미가 아닌 하늘로부터 받은 이
란 뜻의 천사 명이었다.

많은 분들이 목표 인원을 너무 크게 잡았다고 염려했고 함께 준비하던 일부
의 분과 팀장조차도 불가능한 인원이라고 염려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
리의 목표보다 더 넘치도록 역사하셨다. 믿음과 사명감만 있다면 무슨 일이
든 할 수 있음을 체험할 수 있었다

목표인원이 결정되니 다음 문제는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였다. 전
국에서 모여야 하기에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치악
산의 명성수양관 등 먼저 기도원과 수양관을 돌아봤는데 1000명이 들어가는 
예배실은 있으나 숙소가 부족했다. 대예배실에서 수백 명이 함께 자야만 
1000명 수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5년 만에 처음 하는 행사를 또 잠자리만은 편하게 해드려야 하겠기에 할 
수 없이 기도원과 수양관을 포기했다. 다음 단계로 대형 숙박시설을 찾아 나
섰다. 

전북 무주리조트, 충북 단양
대명콘도, 강원 횡성의 현대성우리조트, 강원 평
창의 보광 휘닉스파크 등 대형 시설은 모두 답사했다. 얼마나 열심히 답사
에 몰두했던지 차의 기름이 떨어진 것도 모르고 달려가다가 고속도로에서 차
가 멈춰버렸다. 

차량들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눈 쌓인 고속도로에서 수백 미터를 밀어서 
안전지역으로 후진시키는 것은 정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모험이었다. 

긴급구조요청을 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연료 공급이 되어도 디젤차량이기에 
카센터에 가서 수리를 해야 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참을 추위에 떨던 우
리는 결국 견인차에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히터도 안나오는 시동 꺼진 차
에 타고 떨면서 끌려간 경험은 우리 위원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산을 넘고 넘어

어렵게 장소를 선택해 놓고 보니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엄청난 숙박비용이었다. 총 경비를 계산해 보니 엄청났다. 대회를 치르려면 
몇 억이 필요한데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이구동성으로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
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께 맡기고 한번 힘써 보자며 믿음으로 추진했다. 이 
문제
도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넘치도록 채워 주셨다. 정말 이번 대회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요 은혜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준비하는 중에 큰 복병을 만난 것은 지방선거 일이었다. 여름성경학교 강습
회, 하기 수련회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3박 4
일 일정으로 기간을 정했는데 지방선거일이 5월 31일로 발표되었다. 기간을 
변경해보고 심지어 장소까지 바꾸어서라도 진행해 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숙소 문제가 해결되면 집회 장소가 안 되는 등, 변경이 불가능하여 결국 부
재자투표를 권하기로 하고 진행하려 했다. 그럴 경우 지역과 친밀 관계를 유
지하고 있는 농어촌 지역 교회의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고 또 국가적 행사 일
에 교단적인 행사를 하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부득이 
일정을 2박3일로 축소키로 했다.

일정 축소는 프로그램 진행에 많은 지장을 초래했다. 우선 넷째 날 강사님
들이 유명 강사인 탓에 이미 예약된 집회가 있어 스케줄 변경이 안 되었다. 
결국 선거일 관계로 일정이 축소된 경위를 말씀드리며 사과를 드리기는 했지
만, 어렵고 힘들게 교섭하여 
선정했던 강사를 취소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았
다.

또한 하루 이상이 축소된 일정으로 준비된 목표와 효과를 이루는 진행을 하
기란 무척 어려웠다. 무엇보다 25년 만에 만난 분들에게 충분한 대화를 나
눌 수 있는 시간과 휴식을 드리지 못했음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회 준비 미리 하기를

다음에 비슷한 행사의 진행을 위하여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말씀드리고
자 한다.

먼저, 각계 각층의 다양한 요구나 어떤 특정한 요구가 준비와 진행을 어렵
게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강사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어떤 분들은 외부
의 저명 강사로 선정해야 한다고 요청하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왜 내부에도 
그에 버금가는 인사도 있는데 교단 축제에 외부 강사를 초청하느냐고 강력하
게 거부하셨다. 

뿐만 아니라 늘 같은 강사만 나온다며 강사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
고, 또 어떤 분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강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준비하는 사람들의 할 일 이지만 의견 제시나 
충고 
정도가 아닌 항변적이고 강압적인 요구는 일을 결정하고 추진하는데 도
움이 안되고 오히려 부담과 방해가 되었다. 특히 교단에 영향력 있는 분들
의 강력한 요구는 우리를 무척 당황하게 하고 힘들게 했다. 

준비위원들 믿어 주길

일단 준비위원을 선정하여 맡겼으면 성경적으로 문제되지 아니하고 또 큰 잘
못이 없는 한 그들이 가진 달란트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우리 7명의 준비위원도 소수이지만 각자 개성과 달란트가 다 달랐다. 
어떤 때는 의견이 너무 달라서 격론도 벌이고 또 마음이 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그 각자 다른 개성들이 하
나 되어 다양함을 이루었다.

성격 급한 위원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빨리 추진된 것도 있고, 차분하
고 섬세한 위원 때문에 잘못된 것이 새롭게 고쳐진 아름다운 일도 있다. 그
러므로 위원들에게 맡기고 격려해주시고 조언해 주시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25년 만에 처음 만나는 일이다. 단순 숫자로도 그렇고 합신 졸업생 사
이만 해도 25년의 세대차가 난다. 선배목사님과는 40-50년 정
도의 세대차가 
나는데 어떻게 다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다양한 요구를 다 충족
시킬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어른들로부터 젊은 후배들까지 다 생각하면서 은혜 받고 도전 받는 
강의와,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기도회와, 25년을 돌아보며 미래를 향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패널 토의와 포럼을 준비했으며, 또 축제 분위
기를 살리기 위해 멋진 개막식과 화려한 도약의 밤을 준비했다 

그래도 아쉬움 많아

준비위원들은 부족한 점이 많은 자들이지만 최선을 다했다. 6개월 동안 거
의 매주 모여 기도하며 준비했다. 개회 1개월 전에는 1주일에 2-3번씩 모이
기도 했다. 각자 섬기는 교회에도 많은 지장을 주었고 마지막 주간에는 몸져
눕고 병원 신세를 지는 위원도 있었다. 주사를 별로 맞아본 적이 없는 필자
도 3일간 링거 주사를 맞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불평하지 않고 끝까지 협
력하고 기도해주신 우리 푸른초장교회 성도들과 각 준비위원 교회 성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준비 기간이 너무도 짧았던 점이다. 이런 대회를 
준비하려면 적어도 3-4년의 준비가 필요
하다. 다음 번에 이런 대회를 한다
면 최소한 3년 전부터 준비위원을 선정하여 맡겨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준
비 기간이 너무 짧아서 교단 태동시의 수고하신 분들과 여러 가지 자료나 역
사를 찾아내거나 정리할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쉽다.

대회를 은혜 중에 마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린다. 좋
은 날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첫날 오후에 소나기가 쏟아질 때 무
척 가슴을 졸였다. 무주리조트 사상 처음으로 어렵게 허락받은 야외에서의 
외부 제공 뷔페저녁식사와 그리고 공연과 예배와 기도회 및 도약의 밤 축하
행사 등 모든 것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좋은 날씨를 주셔서 잘 치르게 하심을 다시 한번 감사 드
린다. 마지막까지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이루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이셨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있었으며, 
어떻게 이런 좋은 곳에서 풍성한 사랑을 맛볼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

여러 가지 미숙하고 아쉬운 점들이 많았지만 25년 만에 이렇게 함께 만날 
수 있었으며 앞으로 새롭게 함께 도약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 대회였음을 감사한다. 수십 억 이상의 돈으로 환산하려 해도 
어림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대회였다.

입회비를 전혀 받지 않고도 이런 대회를 풍성하게 치를 수 있었던 것은 교
단과 형제를 사랑하는 하나 된 성숙한 마음들의 결실이었다. 고후 8장의 평
균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의 풍성한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실무자로서 많은 분들의 참석과 정성어린 뜨거운 후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
사드린다. 실수와 미숙한 점과 허물은 주님의 사랑으로 덮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

바르게 ,힘차게, 미래로!

합신 교단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