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석의 북카페| 신앙고백은 구원의 삶에 체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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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고백은 구원의 삶에 체득되어야 한다

< 조주석 목사, 영음사 편집국장 chochuseok@hanmail.net >

조주석용

|박윤선 편저/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영음사|

 

신자라면 누구나 읽고 새겨야 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박 목사님의 마지막 작업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 그것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돌아가신 다음에 서랍을 여니까 그게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이 사실을 마음에 꼭 담아두었던 어느 목회자의 회고담이다.

 

이 신앙고백은 구원 교리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거의 절반을 할애한다. 이것이 타 고백서들과 두드러지게 다른 주요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의 부흥기를 맞이하면서 교리는 좀 뒷전에 밀쳐두었던 편이다. 교회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것들을 더 쳐 주었을 것이다.

 

이단들이 활개를 치는 우리 현실 속에서 새삼 교리의 중요성을 이제 실감한다. 우리의 구원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지 못하면 언제든지 거짓된 신앙이 우리를 속일 수 있다. 그런 현실적 필요와 두려움이 그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 아니겠는가! 구원의 신앙에는 항상 참된 구원의 지식이 따라야 건전한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고백서는 그런 내용이 무엇인지 압축적으로 잘 진술한다.

 

“본래 택함받은 자들이 아담 안에서 타락되었으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 얻는 과정에 있어서, 적당한 시기에 역사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효과적 부르심을 받으며, 바로 그들이 의롭다 하심이 되고, 양자로 삼으신 바 되고, 성화되고 구원이 완성되기까지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의 영적 생활이 보호를 받는다.”

 

이처럼 이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서는 그것이 칭의와 성화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칭의란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더 나아가 그들의 인격을 의롭다고 간주하시어 기쁘게 받아 주심이다.” “성화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의 공덕(功德)으로 인하여 이루어가게 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과 및 그들 안에 계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실현된다.”

 

지난 과거 역사 속에서 구원의 확신 문제가 한때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 확신의 문제에 대하여 고백서는 이렇게 진술한다. “참된 신자도 확신을 소유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많은 난관으로 더불어 투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각 신자는 그들의 부름받은 사실과 택함받은 사실을 확신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노력할 책임이 있다.”

 

기계나 나무가 아닌 우리는 그것들과는 달리 하나님의 은혜에 반응해야 할 인격적인 존재인 것이 분명하다. 이 사실 때문에 고백서는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말하지만 그 은혜를 받는 인간의 책임 곧 반응이 무엇인지도 잘 설명한다. 교회사 속에서 이 문제는 늘 오해되어 왔던 바이고 지금도 신자 자신의 신앙 여정 속에서 혼란을 낳게 한다.

 

예전과 달라진 두드러진 한 현상이 우리 가까이에서 자주 목격된다. 성령의 권능을 앞세워 구원의 도리를 약화시키는 경향성이다. 얼마만큼이야 능력 체험이 구원의 확신에 도움은 주겠지만 그것이 곧바로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 자체는 아닌 것이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제3위 하나님이시지 그리스도와 상관없이 역사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령을 지나치게 앞세우면 성경도 신앙고백도 점점 뒷전으로 물러날 위험이 있다. 교회 부흥이 참된 믿음을 삼켜버리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편자이신 박윤선 목사님은 이 고백서를 누구나 읽어야 할 내용으로 인식하셨다. “이 신앙고백서가 교회의 직분자들은 물론 모든 신도들에게까지 널리 읽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역자는 그 본문을 간결하게 번역하려고 힘썼다.” 그뿐 아니라 간략한 해설도 덧붙여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박 목사님이 번역하신 이 고백서는 총회 헌법의 그것과도 거의 동일하다. 이는 총회가 그것을 그대로 존중해서 받들었다는 뜻이다. 이 신앙고백의 내용이 우리의 구원의 삶에 깊이 체득되지 않고서야 어찌 그리스도의 교회의 일원으로 튼튼히 세워질 수 있으랴!

 

우리가 신자라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이 책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