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왕이 그렇게 많다는데
< 김성한 목사, 은혜교회 >
“현재 상황에서 복음전파 위한 가장 큰 일은 신뢰 회복하는 것”
지금 우리나라의 3대 종교인 불교 천주교 개신교 중에서 어느 종교가 가장 열심히 전도하는가?
지금 우리나라 종교계에서 개신교만큼 전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종교는 없다. 개신교 안에는 무슨 전도세미나가 그리도 많은지, 그리고 새로운 전도 방법을 개발했으니 참석해 보라는 안내 전단지가 매일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왜 개신교 신자 수가 줄고 있는가? 교회 숫자도 감소하고 있고, 교인 수도 감소하고 있고, 교회 수도 감소하고 있고, 모든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주일학교의 감소는 비참할 정도다. 왜 이런가? 경제성장 탓인가, 사회 분위기 탓인가?
다른 종교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천주교인 숫자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불교 교인 숫자도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고 최소한 감소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열심히 전도하는 개신교만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종교 중에서 전도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종교는 개신교 밖에 없을 것이다. 천주교에도 없고 불교에도 없는 전도왕이 개신교에는 수두룩한데 왜 개신교 인구만 감소하고 있는가?
최근 불교의 한 기관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어느 종교를 가장 신뢰하는지 조사한 결과를 2014년 7월 11일에 발표했다. 천주교가 31.7%로 가장 높았고 불교는 31.6%로 천주교와 거의 같았으며 개신교는 21.6%로 한참 뒤져 꼴찌를 했다. 그나마 개신교인의 응답을 제외하면 사회 전반에서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바닥이고 아예 개신교에 대한 불쾌감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작년 12월에 기윤실에서 조사한 결과는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천주교 29.2%, 불교 28%, 기독교 21.3%로 역시 꼴찌였다. 어느 기관에서 무슨 조사를 해도 기독교가 꼴찌를 하고 있다. 이러니 아무리 힘을 다해서 뼈빠지게 전도해도 전도가 안 되는 것이다.
전도왕이 그렇게 많고 교회가 그렇게 전도에 열을 올려도 교회가 세상에 신뢰를 잃으니 그 많은 노력들이 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반면에 천주교는 가만히 앉아서 힘 하나 들이지 않는데도 계속 교인수가 증가하고 있다. 불교도 신뢰도를 유지하니까 가만히 앉아서 힘들이지 않고 교인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교회가 깨달아야 할 교훈은 가장 효율적인 전도는 신뢰회복이라는 사실이다. 기독교인 감소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은 전도가 아니라 신뢰회복에 있다는 것을 천주교는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전도세미나에 참석했더니 하루 8시간 전도한다는 분도 있었고, 매일 전도하러 나간다는 분도 있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길가에서 커피와 차를 권하며 전도하는 분들도 자주 보게 된다.
한국 교회가 전도하는 열심을 보면 참 눈물겹다. 성도들의 복음에 대한 열심은 천주교나 불교와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그 눈물겨운 혼신의 노력을 다 허사로 만드는 것은 세상의 강퍅함이 아니라 우리 안의 부도덕함이다. 그러니 이제는 생각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복음 전파를 위한 가장 큰 봉사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가장 봉사를 많이 하는 종교는 개신교라는 것을 세상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교회의 봉사를 포교를 위한 얄팍한 상술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교회의 사회봉사가 신뢰회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신뢰회복은 행사가 아니라 삶의 모습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신뢰회복은 하루 이틀에 되는 것도 아니고 일이 년 사이에 되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20년 30년이 걸리는 일이다. 천주교는 이것을 해냈다. 이제라도 교회는 20-30년 후에 신뢰도 1위를 탈환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세우고 모든 노력을 거기에 쏟아야 한다.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지도할 때에도 성도들은 반드시 사회에서 신뢰를 얻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교회의 모든 원칙을 신뢰회복에 두어야 하며, 교회와 교계의 리더를 선출할 때에도 신앙과 윤리의 신뢰감을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