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의 시| 눈 물_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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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의 시 

눈 물

< 김현승 >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生命)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 김현승 시인(1913-1975)/ 평양 출생목사인 부친을 따라 광주에서 성장. 1935년 <조선시단><동아일보>로 등단, ‘혜성처럼 나타난 시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광주 숭일학교 교사로 신사참배 거부에 연루돼 파면 당하였고 이후 해방 무렵까지 절필했다가 1950년대 이후 활발히 문학활동을 전개했다

조선대숭실대 교수였던 그는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고독이나 허무와 같은 근원적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절대자 앞으로 더 가까이 가려는 인간의 겸허한 자세와 청교도적 윤리성의 실현을 주제로 생명순결고독진실 등을 시로 승화시킨 한국의 대표적 기독교 시인으로 평가받는다대표작으로 가을의 기도’ ‘견고한 고독’, ‘플라타너스’, ‘눈물’ ‘마지막 지상에서’ 등이 있으며 <김현승시초> <옹호자의 노래> <견고한 고독> <김현승 전집등의 시집을 상재했고 전남문화상’ ‘서울시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차를 좋아해 호를 다형’(茶兄)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