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 연가_배명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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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詩>

연가 戀歌

< 배명식 시인 > 

 

 

당신은 잴 수 없는 바다가 되면

나는 바다에 뜬 섬,

거기 늘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지만

당신은 시간 속에 요동하는 파도의 손을 내밉니다

파문을 이는 바람이 아니래도

파도가 쉬지 않음을 알지만

가는 가지들 같은 실눈으로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지금 수평선에 떠올라

바다에 뿌려진 깃털이나

비상하는 갈매기의 나래깃이

나를 외롭지 않게 위로하지만

내 마음 뿌리에 당신으로 가득 적셔지기를

황혼녘에 물든 하늘 기다리듯 소원합니다

 

사랑은 늘 그렇듯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잎새들의 흔들림 같은 확인입니다

지친 밤이 쓰러지고 또 새벽이 오면

나는 다시 그리움으로 온 가지를 흔들고

꽃피우고 열매 맺을 계절을 미리 보듯

어제 맞은 비바람도 감사하며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달리고 싶습니다

 

나는 결국

당신의 바다 안에 있고

당신은 나를 가만히 적시고 있습니다

 

배명식 시인은 현대문학 및 문학과의식 신인상(1993)으로 등단시집 『다른 하늘을 그리며』 외 5권을 상재하였고 수상집 『마음을 열어 주는 120가지 지혜』 등 다수가 있다서울시인상한국크리스챤문학상허균문학상국제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고서양화가로서한국문화예술대상전대한민국국민미술대전 등을 수상하고 다수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