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그 눈물과 기쁨
세종기쁨의교회 3년 개척 이야기
< 정명섭 목사, 세종기쁨의교회 >
지금까지 하나님이 일하시고 역사하셨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
1. 개척을 준비하며
*가정예배 – 2013년 10월. 개척을 위한 가정예배를 시작하였다. 가정예배 때 사도행전 말씀을 한 장씩 읽으며, 교회를 세워 가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묵상하고 가족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개척을 위한 10개월의 가정예배는 가족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한국교회 위기는 주일학교의 위기이다. 각 교단마다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50%를 넘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한국교회 현주소다. 더욱 위기는 중,고등학생들의 복음화율이 3%라는 것이다. 선교적으로 전인구에서 기독교 인구가 3%이면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된다. 다음세대가 미전도 종족이 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말씀으로 양육하여 세우는 교회, 한국교회 제2의 교회학교 부흥을 꿈꾸며 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가 우리 부부에게 주신 소명이요 우리 교회의 비전이다. (골 1:28-29)
*교회탐방 및 세미나 참석 – 2014년 1월 교회 사임 후, 8월 세종시로 이사하기 전까지, 부교역자 때는 할 수 없었던 여러 교회들의 주일, 수요, 새벽, 금요예배에 참석하였다. 교회 탐방을 하며 짧게는 2-3주, 길게는 2개월 동안 교회를 출석하며 다양한 사역들을 지켜보고 교회의 배려로 사역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총회 전도세미나와 개척하여 전도로 부흥시킨 교회들의 전도세미나를 다니며 우리가 세워갈 교회의 그림을 그리는 시간들을 가졌다. 세종시로 이사하고 3주간은 대전에 있는 작지만 건강하게 세워져가는 3년 미만의 개척교회 3곳을 탐방하였다. 세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들의 공통된 격려는 ‘개척 잘 했다. 응원한다!’였다.
* 후원자 모집 – 교회 개척을 결정한 후, 기도–후원카드를 만들었다. 고향 교회와 사역했던 교회들, 개인적으로 아는 목사님들, 성도들을 찾아가 ‘나는 개척선교사입니다.’라고 인사드리고, 기도–후원카드를 드리며 기도후원자와 물질후원자를 모집했다. 그래서 현재 여러 교회와 기관, 30여명의 성도들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어서 지난 3년간 사역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2. 지난 3년의 개척 현장 이야기
2014년 8월 12일 세종시로 이사하여 9월 7일 아파트 거실에서 아내, 두 아들과 첫 예배를 드렸다. 아파트 이사 오는 가정을 방문하여 종량제봉투와 시원한 생수를 전해주면서 환영해 주었다.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우리 아파트 단지 어린이들의 안전지도를 시작했다. 어린이, 학부모를 알아가는 사역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마다 하고 있다.
새 학년 초에 특히 저학년 학부모나 새로 이사 온 학부모들은 꼭 물어본다. “학교 선생님이세요? 뭐하시는 분이세요.” 처음에는 “4단지 주민입니다” 했는데, 요즘은 “기쁨의 교회 목사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교회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교단은 어디냐고 물어본다.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교회와 예배를 알리려고 한다. 가정에서 하는 교회에도 오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첫 겨울성경학교를 하고,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상가전도를 하고 토요 놀이학교(어와나, 무비데이, 쿠키데이 등)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교회를 알리고 전도하였다. 토요 놀이학교가 활성화되어 어린이들이 많이 왔지만, 주일예배로 연결되지 않았다. 어린이들이 교회는 일주일에 한번만 가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과감히 토요모임을 그만두고 주일 사역중심으로 전환하였다.
2016년에는 어머니 양육반 시작(신구약 성경)되었다. 4월에는 대학교 시절 함께 활동했던 어린이 선교단체 선생님들과 목사님이 붕어빵전도를 해주기 위해 서울에서 세종시로 와서 150명의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주었다. 2017년에는 새신자반 양육과 주일 오후 초등, 중고등부 학생들의 제자훈련(복음,전도법,신구약성경)이 시작되었다. 양육반 엄마 두 명을 교사로 임명하고 중고등부 학생들이 스탭으로 섬겨서 여름성경학교를 잘 마쳤다. 6월부터 아빠들을 위해 월 1회 가족초청 금요 저녁식사모임을 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가정심방과 남편들 사업체심방, 세례교육과 세례식(하반기)을 계획하고 있다.
3. 교회 모든 사역은 이웃과 함께
부활절 오후에는 어린이들과 아파트와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활절 계란을 나누어 주고, 추수감사절에는 과일 상자를 지구대 파출소와 소방서, 경로당에 전달하며 감사를 나눈다. 특별히 설, 추석, 어버이날에는 원주민 아파트 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을 찾아가 과일을 전해드린다. 2014년부터 주일학교 학생들과 경로당을 찾아가 성탄축하공연을 하였고, 올해는 5월에도 효도 공연을 하였다.
성탄절이브에는 교회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여러 과자들이 들은)을 목사가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들에게 찾아가 주는 이벤트를 한다.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공지하고, 이벤트를 신청한 가정(50~60가정)을 방문한다. 이벤트를 통해 이웃과 교회가 가까워지고, 부모들이 408동 202호에 교회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부모들이 교회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어 예배나 교회에서 하는 행사들에 자녀들을 보내 준다.
4. 개척 교회의 애환
가정에서 하는 교회에 어린이들은 아무런 편견 없이 오지만, 어른들은 힘들어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아빠들에게는 더 힘들다. 아내가 열심히 양육한 엄마가 남편이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교회는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보내야만 할 때, 몇 날을 눈물로 보내야 했다. 등교지도나 관계전도를 통해 알게 된 이웃들과 교회를 처음 나온 어린이의 부모가 “교회가 어디 있나요?”고 물을 때, “408동 202호입니다” 라고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한다. ‘왜 교회가 가정에 있지?’하는 표정이다. 경제적 상황 때문에 가정에서 교회를 한다고 말씀드리지만, ‘이단이 아닌가?’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분들도 있고 찾아와 확인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개척교회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부어지는 곳이다. 선배 목사님이 교회 개척한다고 새 복사기를 보내 주시고, 중국선교사가 한국교회를 돕는다고 중국 현지교회 성도들의 헌금으로 빔프로젝트와 스크린을 보내 주고, 생각지도 않았던 분들이 연락이 와서 특별헌금을 하시고, 절기 때 찾아오셔서 예배를 함께 드리고 격려해 주셨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넘치는 곳이 개척교회라 생각한다.
재, 우리 교회는 아파트 거실에서 예배드리기엔 적지 않은 인원이 출석을 한다. 그래서 올해는 5월부터 에어컨을 틀고 예배를 드렸다. 9월이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 지 3주년이 된다. 이제는 어린이들과 성도들이 함께 예배 처소를 놓고 기도해야할 때이다. 설립예배도 준비해야 한다. 아내와 요즘 많이 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교회가 더 교회다워질까? 어떻게 하면 더 본질적인 목회를 할까? 교회만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이다. 지금까지 하나님이 일하시고 역사하셨다. 앞으로 하나님이 하실 일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