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의 여러 사안들을 학습하는 배움의 시간”
<김무곤 목사, 대구동흥교회>
우리 합신의 총회를 두 번째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사실 첫 번째는 총대이면서 제100회 경주총회를 스텝으로 섬겨야 하는 상황에다가 신옥주 측의 반대시위 등으로 인하여 총회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다른 책임 없이 두 번째로 참여하여 보니 더 많이 보이고, 더 넓게 보이고 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합신 총회가 왜 자랑스러운 총회인지에 대해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진행상의 아쉬움들도 더러 있었지만 총평을 하자면 소망을 품을 만한 총회였습니다.
먼저 총회의 외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장소는 덕산의 스파캐슬 리조트였고, 염광교회와 중서울노회가 주도적으로 섬겨주었습니다. 이제 제3의 장소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대세가 되었습니다.
숙소와 회의장이 가까워서 편리했고, 총회 중간 중간에 자연스러운 여러 총대들의 대화가 가능하니 교제와 소통에도 좋았습니다. 간식과 선물에까지 넘치게 잘 섬겨주셨습니다. 낭비적인 요소는 없애면서도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제공이 가능한 제3의 장소에서 미래의 총회들이 개최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배우는 총회였습니다. 전국노회의 대표자들이 함께 모여서 총회적 관심사들을 논의하기에 걸맞은 모임이었습니다. 행정적인 절차들과 신학적인 주제들, 특히 이단과 관련된 사항들, 미래지향적인 주제들, 여러 총회관련기관들의 당면과제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여러 사안들이 다른 관점에서 논의되는 것을 잘 듣고자 애를 썼습니다. 물론 같은 논지를 중복하는 분들과 불필요하게 자주 발언대에 나서는 분들로 인하여 논의의 흐름이 다소 엉클어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찬반의 입장들이 사안들마다 잘 드러났습니다.
총대는 누가 강권하지 않아도 벙어리 3년의 시간을 요구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강요된 침묵이 아니라, 총회의 여러 사안들을 깊이 배우고 학습하는 좋은 배움의 시간임이 분명합니다. 많이 들었고, 많이 찬반 행사를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거수기 노릇만 한다고들 불평을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전국노회를 대표하여 모인 분들이 찬반의 여부를 결정하고, 더 깊은 관심을 가진 부분에 대해서는 소신 발언을 하는 모든 과정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한 과정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도 교단적 쟁점들이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두날개 관련된 작년결정과 관련된 사항도 그렇고 이대위의 보고안들과 정책위원회의 제안들은 총회에 긴장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몇몇 인물들이 토론을 독점하는 면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은 참여한 다른 총대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우리 총회는 결과적으로 “은혜와 진리가 함께 입맞추는 총회”였습니다.
우리 총회에서는 토론이 살아있습니다. 쟁점사안들마다 불꽃 튀는 토론들이 일어납니다. 함께 한 총대목사님은 “마치 TV토크쇼를 보는 마음이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준비된 발언에는 깊이가 있습니다. 처음에 발언을 들으면 ‘그 말이 맞지’하다가또 다른 총대가 반대발언을 하면 ‘그런 면이 있었구나’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발언들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면 결국 ‘법대로 하자’ ‘은혜가 필요하다’의 싸움입니다. ‘더 바르게 해보자’라는 측과 ‘진짜 바르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측의 대립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느 편이 더 옳다기보다는 이런 논쟁과 토론, 때로는 갈등의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결정들이 결국 그 총회의 격과 그 교단의 수준을 드러낸다고 봅니다.
총회의 결과는 양편에서 모두 불만일 수 있습니다. 좀 더 바르게 하자는 측에서는 더 확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가지지만, 다른 편에서는 좁은 개혁주의로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는 여전히 변화와 포용력을 주문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두 목소리가 다 필요합니다. 이런 진동과 폭이 우리의 수준이고 우리의 한계이기에 그렇습니다.
국민일보 기사는 우리 총회를 두 가지 단어로 극찬했습니다. ‘의관정제’와 ‘품격’. 저도 백번공감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총회를 참여하면서 총회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지게 됩니다. 전체 그림을 좀 더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총회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섬기는 분들이 참 많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 총회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 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사명을 감당하신 모든 총대분들과 교회들과 총회임원들과 스텝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