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개혁 신학이 세우는 교회, 개혁 교회가 만드는 예배_김종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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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목사/ 북서울노회 천안리교회

올해 부활절, 우리 교회 예배에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인근 골프장에 왔다가 발걸음을 옮긴 한 변호사와 부모님이었다. 예배 후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강남 집 근처의 한 대형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나는 담대하게 말했다.

“우리 교회가 더 낫습니다.” 단순한 비교심리가 아니 라, 개혁주의 교회가 가진 분명한 복음적 정체성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 말이었다.

얼마 전 그들은 친구 한 명을 더 데리고 다시 왔다.
그는 모태 가톨릭 신자였고, 예배 후 “참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우리는 성경을 선물했고, 그들은 “교 회를 잊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며 돌아갔다. 그들의 표정과 헌금, 그리고 대화 속 진심에서,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열고 계심을 느꼈다.

우리 교회는 명확한 신학적 기초 위에 서 있다. 개혁 교회는 ‘영과 진리’(요 4:24)에 집중한다. 설교자는 본문을 성경 전체의 맥락 속에서 해석하며, 말씀을 전하기 전 무릎 꿇고 기도하며 성령께서 주시는 확신과 능력 안에서 강단에 선다. 그래서 예배는 단순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성도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실제로 맛보는 시간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 공부 중인 아들 목사와 WEA(세 계복음연맹)에 대해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내가 한 말이 있다. “악한 마귀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잊게 한다.” 마귀는 신학자와 목회자, 성도에게서 개혁 신학과 개혁 교회의 본 모습을 흐리게 하고, 영과 진리에 집중하는 예배를 가볍게 여기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분명한 신앙고백과 예배 원리를 붙들 어야 한다. 우리 교회의 신앙고백 첫 조항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부패하고 타락하였다.” 전적 부패(Total Depravity)를 인정하는 신앙은 우리로 하여금 철저히 회개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한다. 개혁 교회는 이 회개의 자리에서 참된 위로와 기쁨을 얻는다.

로마서 12장 2절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진정한 개혁자는 상황이 불리하다고 진리를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세처럼, 다윗처럼, 엘리야처럼, 사도 바울과 종교개혁자들처럼 혼자서라도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이다. 나는 박윤선 목사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개혁 교회를 섬기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개혁 교회는 개혁 신학의 열매를 풍성히 맺는 밭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가까이한다. 공동체 성경 읽기를 통해 하루에 한 장씩 말씀을 듣고, 믿음으로 “아 멘”을 고백하며 기도한다. 개혁 신앙은 성경을 즐거워 하고, 사랑하며, 그 달콤한 맛을 아는 신학이다. 예배와 기도 가운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진리, 공의와 사랑, 그리고 성령의 능력이 우리 공동체 안에 충만히 임할 것을 확신한다.

나는 개혁 교회의 목사와 성도들이 누리는 이 행복과 복이 한국 교회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마음과 뜻과 시간을 하나님께 드릴 때, 성령께서 마음의 눈을 밝히시고 새 힘을 주신다. 그 은혜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개혁 신학이 세우는 개혁 교회를 향해 담대히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