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믿음의 4세대, 우리가 그 ‘불씨’가 되어야 한다_김명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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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4세대, 우리가 그 ‘불씨’가 되어야 한다

 

김명호 교수 합신 기독교교육학 경기북노회 대림교회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 2:2)

이 한 절에는 제자 훈련의 핵심이 담겨 있다. 바울 → 디모데 → 충성된 사람들 → 또 다른 사람들. 이 영적 계보는 복음이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흘러야 함을 말해준다.

팀 켈러는 교회를 “진리를 전수하는 전통적 조직이자, 성령의 운동이 일어나는 유기 체”라고 했다. 교회의 본질은 ‘나가는 제자’ 를 세우는 것이다. 이 계보가 멈춘다면, 교회는 멈춘다. 반대로, 이 계보가 이어진다면 교회는 세대를 넘어 살아 숨 쉰다. 문제 는, 우리는 이 사슬의 ‘충성된 고리’가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첫째, 복음은 듣는 데서 시작되지만 듣는 데 머물지 않는다. 디모데는 바울에게 들은 것을 ‘삶으로 받아들여’ 내면화했다.

복음은 단지 정보가 아니라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골로새서 3장 16 절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게 하라”고 말한다. 이는 말씀을 삶의 주인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말씀이 나의 감정, 결정, 가치관, 언어를 다스리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오늘날 많은 성도가 타인의 설교와 은혜에만 의존하며 스스로 말씀을 먹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치 어부들이 던져주 는 고기에만 익숙해져 스스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굶어 죽어가는 펠리컨처럼, 영적 수동성에 빠진 성도는 결국 일주일에 한 번듣는 말씀에 머물러 영적으로 굶어 죽게 된다. 주일 설교만으로는 부족하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하며 말씀 안에서 살아 가는 능동적 신앙이 회복되어야 한다.

둘째, 복음은 충성된 사람에게 전수되어야 한다. 바울은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 하라’고 했다. 충성됨은 단지 착하거나 믿을 만한 수준이 아니라, 복음을 지키고 전할 수 있는 영적 신실함을 말한다. 받은 은혜를 나눌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관계를 맺고, 의도적으로 나눠야 한다. 배운 것을 하루 안에 누군가와 나누면, 그 진리는 비로소 내 것이 된다. 받은 복음과 은혜를 나눌 누군가를 정하고, 그에게 다가가 그와 나누는 ‘제자 삼는’ 제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 복음은 계속 이어지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바울은 충성된 사람들이 가르치게 될 ‘또 다른 사람들’을 언급한 다. 제자 훈련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운동이다.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도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 라”는 것이었다. 제자 삼는 제자를 세우는 일, 그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복음의 리듬이 계속 이어지는 운동이다. 제자 삼는 사역은 하나님의 소원이자 구속의 목적이다. 비록 내가 부족하다 할지라도 입을 다물 수 없 는 명령이다.

소설 『불씨』의 주인공 우에스기 요잔은 절망의 땅에서 스스로 개혁을 실천하며 공동체를 변화시켰다. 말이 아닌 삶의 본으로 백성의 마음에 ‘불씨’를 옮겨주었다. 오늘날 교회에도 그런 불씨가 필요하다. 오늘 우리 에게 필요한 것은 스타 목회자도, 인기 설교자도 아니다. 충성된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수하고, 그가 또 다른 사람에게 그 복음을 전수할 수 있도록 돕는 영적 운동의 마중물이 되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복음을 나누고, 또 다른 사람을 세울 수 있는 제자.

그 사람이 오늘의 교회를 살린다.
결국,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나는 복음의 계보를 잇는 충성된 고리인가?” 복음은 반드시 흘러야 한다. 그 운동이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가 바로 그 ‘불씨’다. 우리를 통해 교회가 살아나고, 세대가 이어지며,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될 것이다. 말씀을 마음에 풍성히 거하게 하라. 받은 은혜를 나누라. 그리고 제자 삼는 제자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