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읽는 목사들
14년의 여정, 함께 읽는 개혁신학의 깊이
경남 목회자 독서모임을 소개합니다
김찬성 목사/ 경남노회 주뜻교회
2011년 진주 지역 합신 교단 목사 5명이 조직신학 서적을 함께 읽으면서 시작한 작은 모임이 어느덧 14년의 세월을 지나며 의미 있는 신학 공동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목회자 독서모 임’이라는 소박한 이름으로 15명의 목사와 강도사들이 참여하는 든든한 학습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과연 바쁜 목회 일정 속에서 이런 모임이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습 니다. 하지만 함께 읽어나가는 힘과 서로에 대한 격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신학에 대한 열정이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었습니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월요일, 주뜻교 회에서 열리는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개혁신학의 고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정독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참고만 하게 되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와 바빙크의 『개 혁교의학』을 각각 4-5년에 걸쳐 완독한 것은 이 모임의 값진 성과입니다.
독서 진행 방식은 매회 정해진 분량을 각자 미리 읽어오고, 발제자가 핵심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한 후 자유로운 토의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보통 한 회에 20-30 페이지 정도를 다루며, 어려운 부분이나 중요한 개념이 나올 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깊이 있게 논의합니다.
『기독교 강요』를 함께 읽으며 참여자들은 개혁신학의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할수 있었습니다. 개인이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을 때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나가면서 칼빈 신학의 유기적 구조와 논리적 전개를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바빙크의 『개혁교의학』 역시 마찬가지로, 방대한 분량과 깊이 있는 내용을 함께 읽으며 개혁신학의 풍성함과 깊이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게할더스 보스의 『바울의 종말 론』을 읽고 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보스를 『성경신학』의 저자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바울의 종말론』을 통해 보스가 추구했던 조직신학 위의 성경신학, 성경신학 위의 조직신학의 관계를 깊이 있게 배우는 귀한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모임의 진행 방식을 통해 단순히 개인 독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과 토론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 하고 있습니다. 특히 목회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동역자들과 함께 신학을 나누며,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목회자 독서모임’이 14년간 꾸준히 지속될 수 있었던 동력 중 하나는 정기적인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왔기 때문입니 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여름과 겨울에 공개 강좌를 개최하여 모임의 방향성을 돌아보며, 합신 교수나 외부 강사의 강의를 통해 새로운 자극과 도전을 받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2026년 2 월부터 공개 강좌를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임의 가장 큰 유익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학의 유기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필요에 따라 참고만 하던 신학서적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읽어나가면서, 개혁신학 전체의 일관성과 논리적 구조를 깊이 있게 이해 하게 됩니다. 이는 단편적인 지식의 습득을 넘어 튼튼한 신학적 기초 위에서 목회와 설교, 그리고 신앙 생활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서로의 신학적 깊이와 목회적 통찰을 나누며 상호 격려하고 도전 받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놓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동료와의 토론을 통해 발견하기도 하고, 어려운 개념을 함께 고민하며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도 합니다.
‘목회자 독서모임’은 합신 교단의 목회자 들에게 열려 있으며, 현재도 전남노회의한 목회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14년의 여정을 통해 확인한 것은 혼자서는 엄두 내기 어려운 방대하고 깊이 있는 신학서적도 함께 읽으면 충분히 소화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신학적 성장과 동역의 기쁨은 개인의 유익을 넘어서 교회와 성도들에 게까지 선한 영향을 미치는 귀한 열매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