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정암신학강좌 성료, 600 여명 참석
종교 개혁자 피터 버미글리 재조명
정암, 그의 신앙과 삶 회상도
고 정암 박윤선 목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정암신학강좌가 올해로 27회 째를 맞아 11월 10일(화) 송파제일교회당(조기원 목사)에서 개최됐다.
‘종교개혁과 개혁신학’이라는 주제로 합신 동문들과 교수, 재학생, 교계 인사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암신학강좌는 스승 정암의 깊은 뜻을 헤아리며, 그 뜻이 한국교회와 이 세상을 살리는 초석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강의에 앞서 드려진 예배는 총동문회장 이문식 목사의 사회로 선임부회장 허성철 목사의 기도, 허순길 목사의 설교, 총회장 안만길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허순길 목사는 ‘옛적 길로 가라’(렘 6:16-19)란 제목의 말씀을 통해 “지금 한국교회는 위기의 길에 서 있다”고 경고하고 “특별히 한국교회는 옛적에 주신 하나님 말씀을 낡은 것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받기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들어야 할 강단의 말씀이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무대처럼 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죄에 대하여 말하기를 주저하고 회개하라는 말을 그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헌순길 목사는 “옛적 길로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오직 이 길만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길이요, 우리 자신과 교회와 나라가 복을 받는 길, 평강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한국교회에 촉구했다.
이어진 특강 ‘정암 회상: 정암 박윤선의 신앙과 생활’에서 허순길 박사는 1950년대부터 가까이 지냈던 정암 박윤선 목사의 신앙과 생활에 관해 회상했다.
허 박사는 “정암은 우리에게 칼빈주의 신앙을 가진 자의 경건생활의 본을 보이고, 이 땅에서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간 우리 모두의 선진이요, 스승이었다”면서 “해방 후 일제 시 무너진 한국교회의 정화와 재건을 위해, 한국 개혁주의 교회 건설을 위해 한국교회에 칼빈주의 신학을 소개하고 심으며 한국교회 안에 처음으로 개혁주의 신학을 강조하신 분”이라고 했다.
특히 “1970년 말부터 한국교회에 치유, 번영의 신학이 교회 생활에 속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장로교회에 인간의 교권이 자리를 잡아 그리스도의 왕권과 그의 말씀무시를 당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은 주 예수 그리스도만을 교회의 왕으로 높이고 그의 말씀만을 교회의 생활의 법으로 믿고 사는 목사 박윤선을 그의 만년에 다시 불러 세워 합동신학교를 세우고 교회의 개혁을 위해 그의 마지막 봉사를 하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진 강좌에서 에미디오 캄피(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는 “피터 마터 버미글리는 스트라스부르크, 옥스퍼드, 취리히 등을 거쳐 활동함으로써 종교 개혁자들 가운데 가장 국제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평생 교회의 교사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버미글리는 지혜와 말 잘하는 능력과 경건에로 학생들을 인도하는 유능한 교수였으며 뛰어난 신학자의 반열에 우뚝 서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버미글리는 루터의 성찬론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고 영적 임재설을 변증했으며 칼빈, 불링거 등과 같은 노선을 걸었다”고 밝히고 “이러한 그의 신학은 성경 본문을 기본 자료로 중세 랍비들의 주석들을 근거로 알레고리적 해석과 유비적 해석을 버리고 대신 성경의 문자적 의미와 본문에 대한 역사적 의미에 근거한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576년에 발행된 버미글리의 신학 총론은 칼빈의 기독교강요와 나란히 구조를 배열하였으며, 이 책은 유럽뿐 아니라 영국까지도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하여 16-17세기 신학을 이해함에 있어 버미글리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종교개혁을 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버미글리의 신학은 단일하며 거룩하며 공교회적이며 사도적인 교회에 대한 믿음이 전체 종교개혁 신앙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공교회성의 정의’에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고 “당시 천주교를 향해 유일한 공교회라고 불리기를 원하는 교회가 오늘날 다른 어떤 것보다 더욱 공교회성을 분리시키고 파편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종교개혁과 관련해 버미글리는 당시 종교개혁파와 관련해 종교개혁 운동은 교회를 조각내거나 새로운 교회를 만든 것이 아니며, 교황제도로부터의 분리는 오히려 칭송을 받아 마땅하고, 개신교는 공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참된 경건을 박해하는 모임을 떠난 것이라고 함으로써 종교개혁의 정당성을 밝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