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살피라
도지원 목사 서서울노회 예수비전교회
사도 바울은 에베소 교회의 젊은 목회자 디모데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살펴 이 일을 계속하라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딤전 4:16).
여기에는 우리가 생각해야 할 두 가지 요점이 들어 있다. 하나는 목회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명령이다.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살펴 이 일을 계속하라.”목회자는 자신과 가르침을 살피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이것은 목회자의 자기 관리와 설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때 ‘가르침’보다 ‘네 자신’이 먼저 온다. 남을 가르치기보다 그가르침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목회자는 교인을 가르치기 전에 자신이 본을 보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울이 앞서 이렇게 말한 것을 주목하라. “누 구든지 네 연소함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고 오직 말과 행실과 사랑과 믿음과 정절에 있어서 믿는 자에게 본이 되어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2-13). 목회자라면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내지선교회의 디 이 호스트는 그의 전임자였던 허드슨 테일러와 관련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하나님은 특별한 사역을 위해 어떤 사람을 불러일으키실 때 먼저 ‘그 사람’에게 자기의 원칙들을 적용하신다. 그다음 그 사람의 땀과 영향으로 교회와 세상에 축복이 퍼지 게 하신다.”
이처럼 목회자가 자신과 가르침을 살피는 일은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하다. 우리는 목회가 힘든 이유를 현재의 어려운 목회 환경과 상황에서 찾으려고 할지 모른다.
그래서 이런 조건 속에서 성공하기 위한 목회 방법론과 프로그램을 살피거나, 교회의 트렌드와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을 살피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성경의 진단과 처방은 다르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목회가 정말 힘든 이유는 목회 자다운 목회자가 되지 못하는 데에 있다. 그러 기에 목회자가 계속해서 살펴야 하는 것은 자신과 가르침, 즉 삶과 신학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삶과 가르침을 살피기보다 다른 데에 관심과 주의를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하나 생각해야 할 요점은 이 명령에 따라 오는 약속이다.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이것은 단순한 약속이 아니다. 이 약속에는 “이것을 행함으로” 라는 설명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바울은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살펴 이 일을 계속하라”는 명령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 사실상 그는 같은 내용을 삼중으로 언급함으로써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살펴”-“이 일을 계속하라”-“이것을 행함으로.”따라서 우리는 이 약속이 자신과 가르침을 살피는 일을 계속할 때 주어지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이것은 놀라운 약속이다.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는 약속에서 행동의 주체는 목회자 자신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대로 목회자 자신에게는 자신과 남을 구원할 능력이 없다. 구원할 능력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께만 있다. 바울은 하나님을 가리켜 “우리 구주”(딤전 1:1; 2:3)시며, “모든 사람 특히 믿는 자들의 구주”(딤전 4:10)시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이렇게 말한 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딤전 1:15).
그런데 이 약속에서 구원하는 주체는 목회자 자신으로 되어 있다. 목회자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처럼 구원하는 주체로 언급되다니 놀라운 일이다. 여기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다.
목회자가 자신과 가르침을 살피는 일을 계속하는 한에서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 하시는 일에 도구로 쓰임을 받게 된다는 사실 이다. 여기에 열매 없는 목회를 고민하는 우리 에게 주시는 해결책이 있다. 아니, 여기에 목회가 힘들다고 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고 기도하게 하는 자극과 격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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