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의 변화와 합신 선교의 과제_김충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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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교 동향]

김충환 선교사/ HIS 총무, 합신 선교학 교수

지금 시대 세계선교는 새로운 변화와 시대적 도전 속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선교 방식의 회복과 반복보다는 선교의 반성과 성찰을 포함하는 재고(rethinking), 이전 시대 선교전략을 넘어서는(beyond) 새로운 전략의 도전과 실천적 과제 속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주제들은 작년 2024 로잔 4 차 모임(4th Lausanne Congress, 서울-인천)에서도 제3세계 선교 지도자 들의 선교현장 목소리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KWMA 한국선교 미래 비전(New Target 2030, 2024년 11 월, 해운대)에서도 드러났다. 2025년을 맞이하면서 세계선교 변화의 큰 축을 살펴보며 합신교단 선교의 미래 방향성을 생각해 보도록 한다.

1. 변화하는 선교의 중심

이전 시대 세계선교는 서구(북미, 유럽)를 중심으로 복음이 아시아, 아프리카 및 중남미 제3세계 국가들로 전파되는 서구 기독교 중심의 선교였다면 이제는 그 제3세계 다양한 국가들로 그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교회성장에 관한 보고가 있으 며, 아시아 국가들도 이제는 자신의 교회에서 선교사를 훈련하고 파송하기도 한다. 이렇듯 기독교의 중심이 북반구 에서 남반구로 변화하고 있는 시점이 다. 서구 중심의 선교방식은 막대한 인적, 물적 재정을 투입하여 선교지의 교회를 개척해 주는 형식이었다. 한국교 회도 서구식 선교 방식을 답습하여 선교사가 직접 재정을 후원하여 교회 건물을 세워주고, 현지 사역자 사례를 책임지고, 선교사가 직접 교육하는 방식 으로 선교해 오곤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당수 선교지에 그들 중심의 자립된 교회가 세워지고 교단이 형성되고 자체적인 신학교육이 이루 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 한국교회 선교 방향도 일방적인 재정지원으로 교회를 건축하고 사역자를 고용하는 형식의 선교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이제는 선교지 교회와 협력하여 목회적 지원을 하는 선교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즉재정이나 인적 자원을 직접 지원하는 선교보다 선교지 교회들의 필요에 맞춘 동반자적(partnership) 사역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지 목사들에게 성장한 한국교회 목회의 실제적 방안(목회 컨설팅)들을 전수해주어 현장교회와 현지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신학적으로 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신학을 지도해 주는 방식 으로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합신 선교사들은 앞으로 단독적인 사역으로 홀로 개척하기보다는 이미 뿌리 내린 선교지 교회, 현지 교단과 협력하여 현지의 자생하는 교회를 세우는 데목표를 두어야 하겠다. 예를 들어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선교사가 건강한 현지 교단과 함께 노회의 지도를 받으며 현지 교회 목회사역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또 앞으로 합신 선교사 들은 교회 건축이나 시설 개보수, 현지인 인건비 지급, 일방적인 구제금 지원 등과 같은 직접적 재정지원은 지양하 고, 선교지에 그들 스스로 자생하고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생명력 있는 교회가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고 돕는 역할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2. 선교 이해의 속지(屬地)에서 속인(屬人) 중심으로

세계선교는 모든 민족에게, 문화의 장벽을 넘어, 땅끝까지 가서 복음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20세기까지만 해도 다른 민족과 다른 문화를 만나기 위해서는 국가의 지리적 경계를 넘어야만 했다. 따라서 선교사는 ‘외국’에서 복음전파 사역을 하는 자로 인식되었다. 세계 선교에서 지리적 개념이 그 중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 전세계는 활발한 인구 이동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이제는 국가의 경계 선이 무색할 정도로 경제뿐 아니라 교육, 문화, 종교 등의 다양한 교류와 민족의 이동이 많아지고 있다. 실로 글로 벌(Global)시대를 직면하게 되었다.
선교 개념도 다른 민족을 만나기 위하여 반드시 외국에 나가야 하는 개념 에서 이제는 우리 안에 다가온 다양한 민족들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제 세계선교는 지리적 개념을 넘어서 우리 안에 다가온 이주민, 유학생, 난민, 다문화 가족들을 사역의 대상으로 본다.
한국도 300만 이주민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산업현장과 농촌 일손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대학들도 외국 유학생 유치와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들 대부 분이 우리가 기도하며 파송하였던 선교지 국가의 민족들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 아시아 미전도종족 국가들, 베트남, 캄보디아 등 지금도 선교사가 파송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 국가의 민족들이 한국으로 자발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심지어 한국어까지 배우면서 들어오고 있 다. 이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세계 선교의 중요한 변화이며 도전이다.
합신 교회와 선교사들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이주민, 유학생, 다문화 가정 들을 향한 사역에 더욱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초기에는 선교지에서 비자 발적으로 입국한 선교사 중심으로만 이주민 사역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선 교회들 중심으로도 사역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이젠 교회와 선교사들이 함께 이주민 선교사역을 시도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또 선교사 이해에 대한 개념도 ‘외국에서’ 사역 하는 자라는 개념을 넘어 국내에서도 세계선교의 사역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국내외’ 모두에서 타민족 사역을 하는 자로 개념 이해를 넓혀야 하겠다. 합신총회세계선교회(HIS)는 이를 위해 2020년부터 국내 지부 설립, 국내 선교사 파송, 이주민 선교사 훈련 과정 등 구체적인 준비를 해오고 있다.
2025년을 맞이하여 앞으로도 더 많은 이주민 대상 선교사들이 양성되어 나오기를 기대한다.

3. 합신 선교사의 은퇴 준비

한국선교는 선교사 은퇴 시기를 맞고 있다. 80년대와 90년대에 열정적으로 나갔던 선교사들이 이제 만 70세가 되어 정년은퇴를 맞이하고 있다. 대부분 교단과 선교회가 들어오는 선교사들을 위한 준비와 실제적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합신 선교사들도 2025년 부터 본격적인 선교사 은퇴 시기를 맞는다. 은퇴 선교사가 현지 사역을 정리 하고 국내로 들어오는 경우 본국에서의 거주비와 생활비, 의료비 등 선교사가 생활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반면 일정기간 선교지에 계속 남아서 사역을 지속하기도 한다. 이 경우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건강과 체류비자, 계속되는 본국의 사역비 후원이 필요하다. 어느 경우든 자신의 상황과 선교지 상황을 고려하여 파송교회와 함께 결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합신 선교사들의 은퇴 준비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국민연금은 필수로 가입하고 있지만 그 금액이 높지 않아 실제적인 생활비에 미치지 못한다. 또 후임 사역자들이 없거나 현지 사역자들이 세워지지 않으면 선교지 이양도 쉽지 않다. 합신총회세계선교회(HIS)는 현장 선교사가 만 65세 이상이 되면 신규사업을 시작하지 않도록 권면하고 현지 사역의 적절한 이양을 목표로 은퇴를 준비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하여 충분한 연금가입과 퇴직적립금을 준비하도록 권면하고 있다. 그러나 선교사의 개인 후원비만으로 이러한 준비를 하기에는 큰 부담이 된다. 합신 교회와 HIS 본부가 함께 ‘선 교사 은퇴 준비기금’ 마련을 시도해야할 시점에 와 있다. 2025년에는 은퇴하는 합신 선교사의 실제적인 준비에 현실적 지원이 되도록 ‘은퇴 준비기금’마련에 힘쓰는 원년(元年)이 되길 바란다.

4. 다음 세대 젊은이 선교 동원

선교사 은퇴와 함께 고려할 부분이 다음 세대 젊은이 선교 동원이다. 현재 한국 선교사의 평균 연령은 50대 후반이며 점차 그 나이는 높아지고 있다.
20-30대 젊은 선교사 지망생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반증이다. 젊은 층의 감 소는 비단 선교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일선 교회에서는 청년층과 주일학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한국교회 전체가 노령화 되고 젊은 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선교의 차세대 동원은 중차대한 과제로 부상했다.
놀라운 것은 선교한국(최욥 사무총 장)의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선교 자체에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자신 들의 헌신을 이끌어줄 교회나 선교단체 와의 연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보기에 기존 교회나 선교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사실로도 이해된 다. 그만큼 현재 교회와 교단, 선교단체 들은 선교사역의 현상 유지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음 세대를 위한 청년 이해와 접근, 세대를 넘어서는 선교 역량의 동원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고신교단 총회선교회(KPM)의 경우도 젊은이를 위한 선교 동원 프로그램 (KUM)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온라인 선교교육, 수련회, 현장 비전트립 등이 선교회 차원에서 실천되고 있다. 미남침례회 선교회(IMB) 한국대표 부의 경우도 한국의 젊은이 선교 동원 프로그램(GMP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런 청년 선교 동원은 선교사 자원 확보뿐 아니라 신대원에 진학하는 귀중한 자원이 되고 있다.
합신총회세계선교회(HIS)는 이러한 사례들을 연구하여 기존의 목회자 중심 선교동원을 넘어, 젊은이(대학, 청년 부) 선교동원, 전문인(다양한 기술과 직업을 가진 평신도) 선교동원에 힘을 써야 하겠다. 이를 통해 단기 선교사 파송(6개월 이상 2년 이하)뿐 아니라 교회와 함께하는 다음세대(다음 세대) 선교사 인재개발에 관심을 두어야 하겠 다. 특히 주일학교 학생들의 세계선교 이해와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교회별 선교축제, ’젊은이 대상 ‘HIS 선교 비전 트립’도 시도하며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25년에는 주일학교, 대학, 청년들의 선교동원을 위하여 합신교회, HIS 선교회, 현장 선교사가 함께 힘을 모으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