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를 위한 누가복음 해석과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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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를 위한 누가복음 해석과 설교

김영호 교수
(합신 신약신학)

누가복음은 신약 정경에서 유일한 한 묶음 역사기록(누가복음, 사도행전)의 첫 번째 책이다. 이번 목회대학원(2025년 1월 6-17일)에서는 이 책을 함께 공부하면서 본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이 해석에서 발견한 메시지를 어떻게 현대에 적용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이에 앞서 누가복음이 신학사에서 겪은 풍경과 이 강좌에서 주 강조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역사 속의 누가복음

누가복음은 기독교 긴 역사에서 ‘잊혀진’ 책이다. 누가복음이 영감된 성경으로 권위를 제대로 인정받은 것은 아마도 처음 데오빌로가 받았던 시기부터 신약정경으로 확정된 시기까지 짧은 기간이었다. 초대교회 교부들이 사랑하고 존중한 복음서는 단연 마태복음이었다. 마태복음의 문체와 웅장한 구조뿐만 아니라 구약과 예수님을 잘 연결해주는 특징이 한몫했다. 마태복음은 탄생부터 메시아 사역, 십자가 죽음과 부활, 종말까지 구약의 예언과 그리스도의 인격 및 사역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드러냈다. 나아가 다섯 번 반복되는 네러티브-강화 구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과 사역을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태복음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로 시작되는 새로운 역사를 선포하는 책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인식되었다. 반면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은 문학적으로 그렇고, 저자가 마태처럼 예수님이 세우신 사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교부시대 이후 비평학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조화(harmony)라는 주석 및 연구방식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다. 이 방식은 이레니우스 이후 정립된 사상으로, 복음서는 비록 네 권으로 기록되었지만 하나의 동일한 역사라는 확신이다.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하여 교부들이나 칼뱅과 같은 종교개혁자들은 이 조화방식에 따라 복음서 주석을 썼다. 그런데 이 연구방식 때문에 각 복음서의 독특한 메시지는 많은 부분 가려지게 되었다.
계몽주의와 비평학이 등장한 후에는 또 다른 문제로 누가복음은 중심에서 밀려났다. 두 자료설과 마가 우선설이다. 복음서 중 가장 작고 단순해 보이는 마가복음이 가장 원본에 가까운 책이고, 따라서 복음서 모든 구절과 문단, 메시지는 마가복음에서 출발해 해석해야 한다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누가는 매우 후대에 기록된 것으로 간주하였고 역사성을 의심받았다.
그러나 최근 이런 흐름이 바뀌었다. 이것은 콜린스 해머와 같은 비문학에 조예가 깊은 신학자, F. F. 브루스와 같은 고전학 출신 신약 학자, 야콥 판 브루헌과 같은 화란 개혁파 신약 학자, 시리아부터 이라크, 이집트까지 40여 년을 근동에서 살았던 케니스 베일리와 같은 신약 학자의 활동 덕분이다. 또 누가-행전 해석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워드 가스케와 같은 학자들 때문이다.

강좌의 주요 흐름

이들의 연구와 활동을 통해 누가복음-사도행전은 문학적 탁월성과 역사적 진정성, 신학적 독특성이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누가의 유아기 기사(눅 1-2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콘첼만 이후 많은 학자들이 누가복음 처음 두 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 두 장은 단순히 예수님의 유년기 및 소년기에 대한 보도를 넘어서 문학적으로 누가복음-사도행전의 주제 목차라는 점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또 누가는 마태가 단 두 절로 요약하는 예루살렘 여행(마 19:1-2)을 무려 10장을 할애한다. 누가복음 9:51-19:28까지 내용은 주로 ‘제자도’에 관한 것인데, 이것이 주님의 승천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스도인의 일상이 종말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 많은 내용이 마태복음의 산상수훈 내용이다. 이것으로 당시 우리 주님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주님이 설교나 연설 형태로 말씀하셨던 것을 또 다른 정황에서 반복하셨다는 사실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누가복음의 문학적, 역사적, 신학적 내용을 본문을 따라가며 하나씩 풀어낼 것이다. 이것을 통해 신약에서 유일하게 두 권으로 된 역사 기록의 일부를 더 가까이 알고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