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은퇴와 삶 2] 선교사의 은퇴와 부탁의 말_안성원/조은숙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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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은퇴와 부탁의 말

안성원/조은숙 선교사(HIS 은퇴선교사, GP선교회)

 

한국교회가 해외 선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입니다. 이제 40년이 지나 초창기에 파송된 선교사들이 은퇴하기 시작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60대 이상 선교사가 4,00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합신 교단 출신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2년 전 본인도 합신총회선교회(HIS) 선교사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의 경우 선교 현지에서 하던 사역이 많았고, 이어서 사역할 후임자가 없어 현장 선교사역을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저희의 선교사역은 현지 교회 개척, 안디옥 기독고등학교 운영, 안중안신학교, 성경 보급 사역, 현지 학생 장학금 후원, 현지인 선교사 훈련 및 파송 등이었으나, 은퇴를 준비하며 일부 사역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회 개척 사역은 현지인에게 이양하였고, 안중안신학교 장학금도 줄이고 있고, 성경 보급 사역은 합신 후배 선교사에게 이양하였습니다. 그러나 안디옥 기독고등학교는 중단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재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지인 선교사 훈련과 파송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선교 사역비가 많이 들어가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동안 합신 교단의 여러 교회가 지원을 해주어 사역이 진행되어왔으나 은퇴를 선언한 후 교단 내 많은 교회가 후원을 중단하였습니다. 비록 70세가 되어 교단에서 은퇴를 선언했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지속되는 선교사역을 위하여 후원을 지속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장의 선교사가 완전히 철수하여 한국에서 은퇴 이후를 쉬면서 보낸다면 모르겠지만, 현장 사역이 지속되는 경우 선교비를 지속해서 후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우리 합신 교단 선교사는 70세 정년 은퇴가 되면 특별한 보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파송교회는 선교사의 노후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며 도와주기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저희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사역할 때 현지 사역자가 사역에서 물러나더라도 최소한의 퇴직금과 경제적 대책을 마련해 주며 사역하였습니다. 물론 한국교회의 사정상 선교사 노후나 퇴직에 대해 도움을 주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교회가 은퇴를 준비하는 선교사와 함께 기도하며 마음을 모아 최소한의 대책을 함께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 교회의 경우 파송한 선교사가 70세가 되면 교회 차원에서 은퇴식을 해주고, 현장에서 사역이 지속될 경우는 은퇴한 선교사에게도 일정 부분 계속 후원을 하기도 합니다.

본인도 어느덧 초창기 선교사로 정년 은퇴를 맞이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많은 감사와 베풀어주신 은혜에 늘 감사하면서도 교회와 선교 단체에게 앞으로 은퇴하는 후배 선교사들을 위하여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는 파송한 선교사가 은퇴할 경우 최소한의 퇴직금이 마련되도록 힘써 주셨으면 합니다. 갑자기 준비하면 부담이 되니 매년 후원을 하면서 일정 금액을 따로 적립하여 선교회와 함께 퇴직금을 마련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은퇴 이후에도 선교 현장에서 계속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는 현장 선교 사역비를 계속 지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후임자를 구하기 어렵고 현지 이양이 늦어지는 경우는 은퇴 이후라도 현장 사역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많은 선교사가 은퇴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은 자명합니다. 지금이라도 교회와 선교단체가 기도하며 마음을 다해 조금씩이라도 선교사 은퇴를 위해 준비한다면 현장의 후배 선교사들에게 큰 격려와 기쁨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