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정암신학강좌 성료
‘창세기, 그 본래의 의미를 찾아서’ 주제로
고 정암 박윤선 목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정암신학강좌가 올해로 35회째를 맞아 11월 7일(화) 온누리교회당(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창세기, 그 본래의 의미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합신 동문들과 교수, 재학생, 교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암신학강좌는 기동연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구약학), 홍규식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증경총회장 박병식 목사(송파제일교회 원로목사), 김진수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가 각각 주제 발표했다.
강좌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총동문회 선임부회장 안두익 목사의 인도로, 부회장 도지원 목사의 기도에 이어 총동문회 고문 이철호 목사가 ‘경건과 학문의 조화’(엡 6:10-13)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으며 총동문회 고문 신종호 목사의 축도, 총동문회 총무 이영래 목사의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경건과 학문 조화 이루는 지도자로
이철호 목사는 “정암 박윤선 박사가 가장 강조한 것은 경건과 학문의 조화”라고 전제한 뒤 “정암이 경건과 학문을 강조한 이유는 경건을 통한 영적 통찰력이 없으면 성령의 감등으로 기록된 성경을 제대로 깨달을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성령께서 깨닫게 하지 않으시면, 성경을 깨달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경건이 없는 학문은 사변이나 철학, 지식이 되고 말며, 학문이 없는 경건은 눈먼 열광주의나, 지나친 신비주의에 빠지고, 우상 숭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으면, 우리가 예배하는 것은 우상일 뿐이기에 그래서 학문이 필요하며, 성경을 정확히 아는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성경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경건이 필요하고 삶에 적용하려면 성령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끝으로 “위대한 신학자이며 깊은 은혜속에 평생을 사셨던 정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신학강좌를 통해 성경신학이 학문적 발전과 깊이를 더해 가기를 소망하며, 정암이 강조하셨던 경건의 능력을 겸비하고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교회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아타나시우스, 칼빈, 박윤선과 같이 학문과 경건의 균형을 갖추기 위해 온 생애를 드리는 건강한 지도자가 되어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는 우리 모두 되기를 바란다”고 맺었다.
이어진 제1강좌에서 기동연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구약학)는 ‘창세기, 정암이 본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기동연 교수는 “한국 교회사에 영원히 기억될 한국교회 신학의 선생님, 정암 박윤선 선생께서 남겨놓은 주석은 한국 교회 신학과 강단 설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라고 밝히고 “그의 창세기 주석을 읽으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과 신학의 많은 부분이 그의 주석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면서 “그런 박윤선 박사의 창세기 주석을 살피는 것은 단순히 주석 한 권을 읽어 보는 정도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신학 형성 과정을 엿보는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 교수는 “아쉬운 점은 그가 파수꾼에서 제시한 성경해석 방법론인 문법적 역사적 해석 방법론을 그의 주석에서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정암 선생이 신구약 성경 모두를 주석하는 방대한 작업을 하면서 모든 본문에서 문법적 역사적 해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언약과 약속들 중에서 메시아 예언과 관련된 본문들에 대해 문법적 역사적 해석을 좀 더 충분하게 제공해 주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하고 “하지만 정암 선생의 창세기 주석은 지금도 설교가들이 참고하여도 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이라고 맺었다.
제2강좌에서 홍규식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개신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아브라함 언약의 역동성–자가 실행과 위협, 그리고 성취’란 제목으로 발표하고 “아브라함 언약의 서술은 자가 실행과 위협이라는 불신앙의 면과 타락하여 구원의 소망이 없는 인간에게 구원의 씨와 터전을 마련하시고, 상실된 축복의 관계를 회복하시려는 하나님의 열심히 극적인 조화로 직조되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친히 보여주신 신실한 ‘믿음’에 기초한 적극적이고 자발적 순종을 요구하신다”라면서, “아브라함의 언약은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의 의미와 교훈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순종만이 우리의 신앙의 유일한 소망”이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정암의 언급처럼 믿음은 ‘하나님 자신을 믿는 것’이다. 믿음은 ‘인간적 요소를 제거한 진공’을 의미하며, ‘그것이 하나님의 의(義)라는 보장을 받는 것’이다. 구원의 의는 하나님의 진실성에 근거한 그리스도 자신”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특강에서 증경총회장 박병식 목사(송파제일교회 원로목사)는 ‘고려파 초기 박윤선의 신학적 긴장’을 통해 당시 총회적으로 신사참배를 가결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193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27차 총회에서 총회장이 “신궁요배(신사참배)는 국민의례이지 우상숭배가 아닙니다.”고 설명하자 전국 각 노회에서 총대로 참석한 목사들과 장로들이 큰 소리로 “아멘, 아멘”이라고 답하였고, 이후 장로교는 신사참배를 하여 일제의 핍박을 전혀 받지 않고 해방을 맞았다. 해방이 되자, 일제 시에 그들이 행했던 신사참배가 문제가 될 것임을 예견하고 총회는 최우선 순위로 신사참배 결의를 취소하며 간결하게 스스로 해결하였지만 신사참배에 대한 회개나 사과가 없었고, 신사참배 운동을 적극 주도했던 목회자들의 치리에 대해 어떤 논의나 결정도 없었다. 박 목사는 하나님 앞에 통회하고 눈물로 기도한 것이 아니라 잘못을 비방하고 다투며 결국 우상숭배로 남북 분단이라는 아픔까지 겪게 되는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역사를 상기시켰다.
마지막 제4강좌에서 김진수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는 ‘창조와 하나님의 안식 – 창세기 1:1-2:3의 신학’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구약은 우주 성전의 창조에 관한 기사로 시작하여 새 성전의 건축을 예고하는 기사로 끝맺는다”면서 “창세기 1:1-2:3에 기록된 창조기사는 창조세계가 만물이 하나님의 통치안에서 안식을 누리는 우주적 성전임을 계시한다. 이것이 갖는 성경 신학적 함의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종말의 우주적 성전을 가득 채울 하나님의 영광은 교회가 얻을 영광이며, 아울러 성전에 약속된 평강은 교회가 종말에 얻을 평강”이라며 “종말의 성전에서 성도는 그들 한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통치를 통해 영원한 안식을 얻으며, 그곳에는 사망과 애통과 곡하는 것과 아픈 것이 다시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것의 궁극적인 완성은 종말에 나타날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이루어진다. 태초에 우주적 성전을 안식의 장소로 지으신 하나님의 뜻은 종말의 우주적 성전에서 완성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