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문학의 본질과 문학적 신선함을 갖춘 작품 선정
심사위원장 김윤환 박사(시인, 백석대학원 교수, 계간 <생명과문학> 편집주간)
제2회 합신문학상 공모에는 단편소설, 시, 수필, 동시, 동화 등의 장르에 골고루 응모하였습니다. 응모 요건을 갖춘 분들의 작품 27편을 집중 심사하였습니다. 총평하자면, 이번에 응모된 대다수 작품들은 신앙의 깊이와 진정성은 잘 담고 있었지만 그 표현이 상투적이거나 지나치게 개인적인 내용이라 문학적 성취가 못 미치는 점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대상작을 선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문학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문학적 신선함을 갖춘 작품들이 있어서 다음과 같이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우수상은 소설 부문에서 김수환 님의 「김 목사의 소명」이, 가작으로는 이인애 님의 동화 「장난감 병정 존」, 오태용 님의 수필 「막판에 가서 역사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김하진 님의 시 「꽃 한 송이, 청어 한 마리」를 선정하였습니다. 꼼꼼히 읽고 심사한 결과 다음과 같이 수상작에 대한 심사평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우수상 수상작 단편소설 「김 목사의 소명」(김수환 작)은 하나님의 사랑과 여인에 대한 사랑의 교차점을 보여준 매우 흥미롭고 애틋한 스토리였습니다. 절망 앞에 무너진 소명을 사랑했던 한 여인의 등장으로 다시 사역의 고삐를 매도록 하는 진정한 사랑 이야기는 어떤 교조적인 가르침보다 감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소설의 진행 과정인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잘 정리되어 단편소설로서의 요건을 나름대로 잘 갖춘 성실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후 더 진일보한 작품을 위해서는 사유의 폭을 깊고 넓게 하고 소재의 확장성을 향해 나아가기를 권해 드립니다.
이어서 가작으로 뽑힌 동화 「장난감 병정 존」(이인애 작)은 낡고 버려지는 것에 대한 관심을 병정 장난감을 통해 환기 시키고 소중한 기억과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동화였습니다. 특히 생활 속 소재를 갖고 우리들의 삶 속에 놓쳐버린 기억과 진정으로 소중한 것에 대하여 돌아보게 하는 동화 속 은유는 마치 가난하고 소외되고 구석에 몰린 작은 사람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주신 예수님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수필 「막판에 가서야 역사하시는 하나님」(오태용 작)은 살아온 인생여정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를 작가의 연륜에 기초한 체험적 진술을 통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 주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믿음과 기도로 결국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는 것은 기독교인만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시 「꽃 한 송이, 청어 한 마리」 (김하진 작)는 시로서 소재를 통한 상징과 은유를 나름대로 잘 표현하면서도 시적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려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문학적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후 두터운 믿음과 함께 문학적 역량도 함께 연마하여 더욱 좋은 창작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