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용 박사의 ‘야고보서. 유다서 주해’를 읽고
강승주 목사(섬기는교회)
「로마서 주해」 출간 후 「야고보서, 유다서 주해」가 나왔다. 박형용 박사가 ‘저자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로마서와 관계하여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된 야고보서를 주해 출간은 지극히 당연한 과정일 것이다. 어느 성경이든 주해서를 살펴보면 최근의 많은 연구자들은 여러 연구 결과들을 나열하며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것과 달리 저자와 정경성을 대놓고 부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자세를 취하는 듯하다. 하나의 유행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언급하지 않은 야고보서는 그들에게 정경성을 부인하기에 더 좋은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때에 박형용 박사의 「야고보서, 유다서 주해」는 두 성경의 정경성을 의심할 수 없게끔 합리적인 이유와 명백한 근거를 제시한 연구 결과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야고보서를 행위를 강조하는 책이라는 정도로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초대교회 때부터 시작해서 종교개혁 때를 거쳐 지금까지 야고보서를 그렇게 생각했던 경향들을 언급한 후 야고보가 예수님의 친동생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행위를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잘 밝혀주고 있다.
곧 야고보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행위를 강조한 것은 단순하게 그리스도인의 외형적 삶이 중요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이후 그분이 육친의 형님을 넘어 그리스도이심을 깨달은 후 교리적으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증거하는 것보다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 것이 박 박사의 추론이다. 이 점에 공감이 간다.
특히 야고보가 예루살렘 공회의 의장으로서 이방인들을 향하여 율법적인 제약을 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방식으로 교회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야고보의 강조점이 예수님의 산상수훈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은 중요한 근거이다.
유다서는 약간은 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유다서의 저자 문제와 정경성을 다루면서 예수님의 친동생으로서 그가 느꼈을 여러 가지 생각들에 무게를 둔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이후 그분이 그리스도시라는 확신을 갖게 된 이후 겪었을 엄청난 변화들을 추측하며 논리를 전개한다. 유다서는 교리 설명보다는 성도들이 거짓 교사들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역시 야고보처럼 극적인 변화를 체험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임을 추론하신 사실에 깊이 공감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유다서를 경솔히 대했던 것을 반성하게 된다. 특히 베드로후서와의 연관성 속에서 유다가 취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묘사와 위경인 에녹서를 사용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 속에서 결코 가볍게 대할 수 없는 책임을 새삼 생각할 수 있었다.
야고보서와 유다서 두 권 다 짧은 책임에도 생각보다는 주해 분량이 많다. 그만큼 저자는 각 구절들과 단어들에 집중하며 세밀하게 살핀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저자는 이번에도 긴 글 읽기를 부담스러워하며 대중이 원하는 대로 진리를 가볍게 다루라는 압박을 받는 설교자들에게 본문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 준다. 우리가 배운 대로 정경 66권은 사람의 기호에 따라 편집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들까지 포함된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의 기록이다. 깊은 사색과 연구 없이 야고보서와 유다서를 가볍게 대하며 대충 지나가듯 언급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였다. 기회가 주어지면 필자도 이 책을 참고하며 야고보서와 유다서를 다시 강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