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색깔 놀이_ 박부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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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놀이

 

보라, 눈 시린 새벽 지나 뒷동산 눈물 머금은 여린 코스모스 아껴두고만 싶던 일기장의 비밀한 갈피

노랑, 따스한 언덕 위 너랑나랑 살갑게 살자며 한 바퀴 날아 귓등에 살랑살랑 날개 접은 사랑

빨강, 지독한 햇덩이 불러 가슴 복판 아리게 태우고 충혈된 목숨에 땀 뻘뻘 현기증 한 움큼 먹이지

파랑, 파도치는 핏줄에 푸른 피 돌아 비틀대던 우리를 퍼덕퍼덕 갯돌로 다시 일으켜 세운다

초록, 저토록 저물도록 힘겨운 사람들 풀밭에 눕혀 온몸을 차분히 물들이는 지평의 짙은 평안이여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