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빵
흰 가루 안개 속에
짓눌리다
눈물 질척인 우리
끈끈한 삶을 치대며
둥글게 혹은 모난 채
바닥으로 몸을 낮추었다
꿈이 숨쉬는 발효의
긴 터널을 지나
살짝 부푼 아침이 올 때
뜨거운 햇살을 입고
속 깊이 무르익던 시간들
포플러의 붓질로
노을빛 윤을 내면
알록달록 단풍이 들고
눈부신 설탕 눈도
고요히 흩뿌리더니
하늘 서린 창문에 다가와
비로소 봄처럼 방긋 웃는
살가운 그대의 얼굴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