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눈물 흐르는 부활절 맞이하길
김윤영 목사<초계제일교회>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그 날이 있습니다. 바로 부활절입니다. 부활
절이 봄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지 아십니까? 지난 겨울은 몹시도 춥고 힘
들었습니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죽은 듯이 보였습니다. 아니 어쩌면 죽었
었는지도 모릅니다. 교회 앞마당의 나무들이 그러했고, 특히나 꽃나무들은 너
무도 초라했었습니다. 꽃필줄 모르는 동백과 매화와 벚꽃은 ‘그들만이 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약간의 아픔을 느끼게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매우 놀라운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이 하얘지
고 주변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영 가망이 없어 보이는 그곳에 모든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꽃나무들의 놀라운 변신을 보았습니다.
“그렇구나! 영 가망이 없어 보이고 아주 더디어 보이는 그 나무들이 그렇게
생동감 있고, 감동적으로 변하는 모습이야말로 죽은 것 같고, 무덤에 누워
소
망없는 것 같은 우리에게도 신비하게 알려주는 봄 소식에 의해 만개하는 꽃처
럼, 주님의 부활의 소식이 알려지면 죽은 우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부활
체의 모습으로 일어나겠구나!” 하는 확신이 온 몸에 밀려옵니다.
그래서 봄이 오는 어떠한 소식보다도 죽은 우리의 몸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
는 사실이 더욱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부딪쳐 옵니다. 봄 소식은 모든 꽃나무
들에게 각기 다른 시간에 각기 그들이 바로 알고 적응하도록 오는 것처럼, 부
활의 소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십자가 곁에 가까이 서 있는 사람에게
서부터, 아니 빈 무덤 가까이 다가간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이 시간의 우리
에게로 각각 다른 은혜의 빛들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2천년 전에 일어났던 그 사건의 감동이 새 천년을 시작하는 올해 마음속에 밀
물처럼 밀려옵니다. 목사이면서 느낀 가장 큰 것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이 일
을 맡기시면서 저로 하여금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보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감동이 없는 세대를 볼 때 느끼는 저의 마음이 곧, 십자가에
대하여 감동이 없는 우리를 보시는 하나님의 아프신 마음이 아닐까
요?
만물이 생동하듯, 올 봄 부활의 주일에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능력을 깨닫
는, 그래서 감격의 눈물이 두 볼에 흐르는 부활절을 맞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