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다는 과연 인신제사를 드렸는가?

0
253

입다는 과연 인신제사를 드렸는가? (첫번째)
— 입다의 서원은 경솔하고 잘못된 것인가?(11:30-31).

송영찬 목사(본사 편집국장)

시작하는 말
암몬과의 전쟁을 앞두고 입다가 서원한 행위에 대하여 아직도 성경 해석에 있
어 상반된 이견이 있다.
그 서원 내용은 “그(입다)가 여호와께 서원하여 가로되 주께서 과연 암몬 자
손을 내게 붙이시면 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
로 드리겠나이다 하니라”(삿 11:30-31)는 것으로 마치 입다가 인신 제사를 여
호와께 드리려고 하는 것처럼 본문을 해석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의도로 서원
한 것인가에 대한 이견이다. 특히 본문은 ‘번제로 드리겠다’고 한 말을 그대
로 받아들여 입다의 서원이 경솔했다는 견해를 야기시키고 있다. 인신 제사
를 금하는 성경의 내용과 상반되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1. 서원( )이란 어떤 행위를 행하거나 또는 금하
기 위해 신성(神性)으로 이
루어진 엄숙한 약속이다. 여기에는 행위(창28:20-22), 예물(레27장) 또는 절
제(시132:5-7)가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서원은 사람이 하나님께로부터 어떤 특별한 은혜를 받고자 간절
히 기도할 때 그 은혜를 주시는 날에는 그 은혜를 헛되이 받지 않고 선용하
기 위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가기 위하여 특정한 일을 하거나 자기를 절제
하기로 결심하고 그것을 하나님께 서약하는 행위를 말한다.
반면에 자기의 욕심을 위해 또는 서원의 대가로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이루
어 줄 것을 바라거나 서원을 함으로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
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따라서 서원은 어떤 특별한 은혜를 하나님께 받은 다
음에 자기의 약속으로 드리는 것이므로 당연히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2. 그렇다면 암몬과의 전쟁을 앞두고 행한 입다의 서원은 경솔한 행위인가 아
니면 그의 신앙에 근거한 서원인가?
일반적으로 입다가 하나님에 대한 열심만을 앞세워 무모하게 서원함으로써 고
초를 자초했다고 본문을 해석하고 있다. 이것은 입다의 딸을 번제물로 드렸다
는 결론을 전제로 한 것으
로 잘못된 해석이다(34-35절).
1) 전쟁에 임한 입다가 서원한 의도.
입다는 길르앗 전체와 요단 서쪽에 있는 이스라엘 지파들의 평안을 위해 이 
전쟁에 임한 지도자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전체를 위해 꼭 승리를 해야 할 것
이며, 여호와께서 승전을 주시면 그 다음에 여호와께 무엇을 하여 드리겠다
는 차원에서 서원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입다는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가 듣는 가운데 서원을 했는데 이것은 전쟁에 임하는 길르앗 군의 사기에 크
게 관계가 있음을 알고서 행한 것이다.
2) 입다는 율법을 잘 알고 있었다.
입다는 전쟁에 임하기 전 암몬 왕의 침략 구실에 대하여 출애굽의 역사와 율
법의 가르침을 인용해 논박했다. 또한 인신 제사란 적국인 암몬이나 모압에
서 널리 행하여지고 있는 이교 제사의 의식이며 율법서에서는 이를 엄히 금한
다(레18:21;신12:20;18:9-14)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율법에서는 자식을 죽
여 제사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레20:1-5). 따라
서 인신 제사를 전제로 서원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3) 입다는 서원의 대상을 여호와께 의뢰했다.
입다는 서원에서 승리한 후 
귀가할 때 자기를 영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구체
적으로 지명하지 않고 그 조건만을 말하고 있다. 이런 경우 대체적으로 집 안
에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입다는 누가 되든지 받으실 사람을 하
나님께서 내보내실 것을 의뢰하였음을 알 수 있다.
4) 번제로 드리겠다는 말의 의미.
번제물은 비록 짐승일지라도 일정하게 요구되는 조건과 자격이 따라야 한다. 
제사를 드릴 때에도 자기가 할 일과 제사장이 할 일이 구분되어 있다. 또한 
장소와 제단도 정해져 있다(레1:1-17). 제물의 준비와 제사의 행위는 규정된 
절차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사람을 번제로 드리는 제
사는 있을 수 없다.

마치는 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입다이기 때문에 서원에 따라 그의 딸을 여호와께 드
리고, 그를 번제로 드리겠다는 것은 평소 입다가 번제드릴 때의 정신과 성심
으로 여호와께 경배드리겠다는 의미였음이 분명하다. 또한 입다는 서원한대
로 자기 딸을 여호와께 드리되 임의로 하지 않고 딸의 동의를 얻은 것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36절). 그러므로 입다의 서원이 경솔한 것이었다
고 일방적으로 단정짓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전 기사허심합도
다음 기사5월 문화단신
기독교개혁신보
기독교개혁신보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의 기관지로서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이란 3대 개혁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본사는 한국 교회의 개혁을 주도하는 신문이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