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의 재물관_김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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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재물관

 

< 김덕선 목사, 예람교회 >

 

 

“사도행전 2-4장을 사회주의 모델로 보는 것은 잘못된 성경해석”

 

 

초기 예루살렘 교회의 성도들은 오순절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모든 소유와 재산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는 자발적인 행위이지 강압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당시의 성도들은 모두 재산을 팔았던 것이 아니라 그러한 필요가 생길 때마다 그 소유를 팔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소유를 파는 행위도 한꺼번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한 번씩 일어난 일이다(행 4:34). 그것은 완전히 자발적인 행동이었다.

 

초대교회의 재물관을 오늘날 어디까지 적용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먼저 당시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빈은 사도행전 4장 32절,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고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는 본문이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명시한다.

 

이 본문은 공산주의적 재산공유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에 힘입은 물질의 공유를 말하고 있다. 당시 초대교회 신자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제 사랑에 입각해서 물질이 없어서 고생하는 자들에게 물질을 자유롭게 공급한 것이다.

 

예루살렘에 있었던 초기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섬기기 위해 자신들의 집과 직업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이사 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그들에게는 물질이 필요했으며, 이 필요를 충당하기 위해 성도들은 그들이 소유한 물건을 팔아 나누어 주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도자들의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 모두에게 임했기 때문이었다(행 4:33-35).

 

초대 예루살렘 교회를 평가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범하는 두 가지 잘못이 있다. 하나는 그것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오늘날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예루살렘 교회를 구체적으로 따라야 할 모델로 보는 사람들은 그것의 독특한 배경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당시에 아마도 100만 명의 유대인들이 유월절 순례를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하였을 것이다. 그리스도께 돌아온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머무르며,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했다.

 

그리스도를 따르기 때문에 그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추방당하고, 정통 유대교로부터 출교당하며, 국가에서 호적이 삭제되는 희생자가 되었다. 그들이 경영하는 사업은 대부분이 망하거나 파괴되었고, 가족 간의 관계는 가슴 아프게 망가져 버렸다.

 

이러한 결과로 수천 명이 집을 잃고 직장을 잃었다. 이것은 독특한 행동을 요구하는 비상 상황이었다. 이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의 완전한 모델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모든 성도들이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돈과 소유에 대한 태도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시대를 초월하여 좋은 모델이 된다.

 

헬라파 출신 그리스도인과 히브리파 출신 그리스도인끼리 음식 분배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서로 다투었다(행 6:1). 사도행전 6장의 ‘식료품의 무료배급을 받는 빈민들의 줄’은 교회의 일반적인 특징이 아니고, 새로 시작하는 교회에 나타나는 긴급한 사태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초대교회의 이러한 모습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조직적인 행동을 통해 그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일이 중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행 6:2-6).

 

따라서 사도행전 2-4장을 사회주의로 모델로 보는 것은 잘못이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나누었던 초대교회의 모범을 무시하는 것은 더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