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가꾸는 인생의 정원사가 되라
< 장석진 목사 · 광주월산교회 >
“유명한 사람보다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길”
풍랑에 쉽게 좌초되는 배는 그 배의 하부가 너무 가벼워서 배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수면 밑 부분의 용골(龍骨)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의 수면 위에 뜬 선실부분을 아무리 화려하게 꾸미고 멋지고 휘황찬란한 돛을 단다 할지라도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배의 하단부분에 배를 지탱해주는 용골이 빠져버리면 어찌 풍랑과 파도를 견딜 수 있겠는가? 무게 중심은 배의 핵심이다. 배를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흔들리지 않게 한다. 태풍에 견디며 목적지까지 도착하게 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수면 위가 드러난 외모라면 수면 아래는 보이지 않는 인격이다. 뉴욕 타임즈의 인터뷰 기자로 잘 알려진 게이 탈리즈(Gay Talese) 기자는 소위 세상적으로 인기가 있고 유명하다는 사람들을 수 없이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 인터뷰가 끝날 무렵에는 실망이 컸다고 한다.
그 사람에게 주어진 유명세나 인기는 사실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었고, 대부분 그들의 내면세계는 볼품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탈리즈는 인터뷰를 하고 돌아올 때는 또 하나의 속인(俗人)을 만난 것처럼 씁쓸한 심정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기 TV탤런트들에게 종종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청순한 이미지와 그가 살고 있는 숨겨진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브라운관에서 보는 스타의 이미지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을 하는 것이 어떤 사람이라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유명’과 ‘훌륭’은 흔히 다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의 지위나 권력이 훌륭한 삶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유명한 사람은 많아도 훌륭한 사람은 적다. 세네카는 “난쟁이는 산꼭대기에 서 있어도 키가 작고, 거인은 우물 속에 서 있어도 키가 크다”고 했다. 내 모습 그대로 열심히 살아갈 때 유명한 사람보다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이다.
삶의 파도와 폭풍에 떠밀려 때로는 인생의 배가 좌초되었을 때 나의 믿음과 신뢰는 얼마나 가벼웠었던가. 배의 하중(荷重)을 더해주는 용골이나 삭구(索具)는 준비하지 않고 내 수면의 윗부분만을 치장하고 허세를 부리는 가증한 모습은 아니었던가. 내 자신 스스로를 반추하며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높아지려다가 진실이나 진리에 이르지 못한 거품인생의 모습은 없었는지 돌아본다.
속도가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속도에 함몰(陷沒)되지 않도록 마음의 속도를 늦추면서 유명함보다는 훌륭함을, 난 사람보다는 된 사람을, 외모보다는 내면의 인격을 쉼 없이 일구어 가는 아름다운 인생의 정원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