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재번역(안)의 재검토 요청_변이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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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재번역(안)의 재검토 요청 

변이주 목사/알곡교회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재번역(안)이 공개되었습니다. 여러 분들이 중지를 모
아 재번역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저의 좁은 식견으로 볼 때에도 
원만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제 의견을 피력합니다. 아울러 재검토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1. 주기도문 중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우리는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1)「우리」
이왕에 문어체에서 벗어나 구어체에 역점을 둔 바에야「우리」가 아닌「저
희」로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주기도문을 외우는 사람이 아이들이라면 
언어예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른, 그 중에 나이도 
먹을 만치 먹은 데다 최고의 지성까지 갖춘 사람들이 존귀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라고 한다면 이 얼마나 예의에서 벗어난 처사가 되겠습니까?
(2)「우리는」시험에 빠지
지 않게 하시고
‘우리는’에서 ‘는’은 보조사입니다. 격조사와 보조사는 그 쓰임이 다른데, 
격조사가 나타내는 개념은 <연결개념>인데 반해 보조사는 다른 말과 <대조관
계의 개념>입니다. 본문에서는 문맥상「우리는」앞에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데’ 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우리는」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그
런 대조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로 하여금 ∼
게’의 용법에 맞추어서 「저희로 하여금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이렇게 
고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사도신경 중에서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
로 잉태되어……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으셨으며……거기로부터 살아 있는 자
와……>

(1) 나는「그의」유일하신 아들∼, 「그는」성령으로 잉태되어∼
우리 한국어는 전체적으로 대명사의 쓰임이 활발하지 못함을 그 특징으로 합
니다. 3인칭의 경우 앞 문장의 명사를 대명사로 받아야 하는 규칙이 한국어에
는 없습니다. 우리말 대명사 ‘
그’는 선행명사를 자유롭게 받지 못하는 한계
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문장은「나는 하나님의 유일하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으로 잉태되어」이렇게 고쳐야 제대로 된 문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2)「장사되신 지」
이런 표현은 영어의 수동태를 직역한 말로서 매우 적절하지 못한 표현입니
다. 이 경우는 ‘장사한 지’ 혹은 ‘장사지낸 지’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
다. ‘장사’란 어차피 죽은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말에는 죽
은 사람의 위치에서 표현하는 말을 쓰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3)「십자가에서 못 박혀」
이 경우는 ‘십자가에∼’로 표현해야 합니다. ‘에, 에서’ 등은 부사격 조사인
데 그 중에서도 처소를 나타내는 부사의 쓰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어떤 행위가 어느 한 곳에 귀착될 때 쓰이는 조사
는 ‘에’이며, 어느 한 지점에서 외부로 향할 때는 ‘에서’가 쓰입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십자가에서 내려 오라(마 27:40).
지금 십자가에
서 내려올 지어다(마 27:42).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은 예수님의 몸이 십자가에 귀착되는 상황
이기 때문에 조사는 ‘행위의 귀착점’을 나타내는 ‘에’가 와야 합니다. 즉 ‘십
자가에 못 박혀……’와 같이 표현해야 합니다.
(4) 죽으시고
우리말에 ‘죽으시-‘라는 어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이익섭외 2인, 한국의 언
어, 신구문화사, 1997, p253). ‘죽으시-‘라는 어형이 자연스럽게 쓰이는 경우
는 ‘아버님은 풀이 죽으셨다’와 같이 목숨이 끊어진 것과 상관없는 상태를 나
타낼 때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목숨이 완전히 끊어지셨기 때문
에 ‘죽으셨다’는 표현은 참으로 적절하지 못한 것입니다.
(5) 거기로부터
「∼로부터」와 같은 표현은 외국어를 직역한 것으로서 매우 부자연스럽습니
다. 이런 경우에는 「거기서」나「하늘에서」혹은「천국에서」등으로 하는 것
이 우리말답습니다. 

마치는 말
이상 몇 가지 지적했습니다만 제발 재고하셔서 바른 표현으로 수정했으면 좋
겠습니다. 한국교회는 예로부터 국문법 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성경이나 
찬송가 
등을 번역하여 많은 오점을 남겼습니다.
참으로 어렵게 이루어지는 재번역 작업인데 이번에도 오점을 남겨서는 정말 
아니 되겠습니다. 번역위원 중에도 국어를 전공한 분이 계시겠지만 국문법 전
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잘못 번역된 것이 그대로 발표될 경우, 번역위원들의 자존심 때문에 적어도 
수십 년 동안은 바로잡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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