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성실성과 회의록 기록의 중요성
(부제; 단 한가지의 결의라도 성실히 임해야 한다. )
권한국 목사/연청교회
총회가 끝난 지 4개월이 됐다. 각 노회에서 파송된 목사 장로들이 모여 많
은 결정들을 하였다. 그런데 그 결정들이 교회들은커녕 노회에도 바르게 전달
되지 않고 상비부에서만 맴돌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본인은 지난 총회 전
에 단군상대책위원회(이하 단대위) 준비회의에서 위원들에게 위원장직 사임
의 뜻을 표했고 정식 사임서를 총회장에게 우편으로 제출하였다. 총회가 끝
난 뒤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본인의 단대위 위원장직 사표가 수리되었는지 여
부를 물었고 후에 답을 준다는 말을 받았으나 아무 소식이 없는 가운데 지난
11월에 총회회의록이 도착하였다.
총회가 끝난 뒤 발행하는 총회회의록은 총회에서 처리된 확실한 내용과 보
고서가 수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회가 결의한 것은 즉시 법적인 효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회의록을 검토해 보니 회의록에는 본인의 사표
가 거론된
내용이 없었다. 총회 회의록에는 ‘단대위 보고는 별지와 같이 받기로 가결하
다’(32쪽)로 끝나 있었다. 보고서에 수록된 단대위 회의록에는 본인의 사표
반려 내용과 함께 일곱 가지 청원 내용이 있는데 그것들을 총회가 논의했다
는 자세한 기록은 없다.
총회가 결의한 것은 전국 각 노회가 협조하고 교회들이 협조해야 할 일이므
로 그 하나 하나의 결의가 확실해야만 법적인 권위가 확연히 들어난다. 아래
와 같은 내용이 총회 회의록에 있었다면 벌써 각 노회가 가을노회 때에 단대
위를 설치하였을 것이다. “단군상대책위원회가 청원한 각 노회에 단대위를
설치하여 달라는 청원은 받고 전국노회는 조속히 5인 이상의 단대위를 설치하
여 총회 단대위와 협조하도록 가결하다.”
그러나 만약 이와 같은 결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거기서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다. 총회가 끝나면 즉시 행정을 담당한 분들은 해당 부서와 의논하여 각
노회에 총회가 결의한 내용 하나 하나에 대한 시행방법을 만들어 보내 주어
야 한다. 두 달이 지난 뒤에야 총회 회의록만 보내놓고 노회들이 알아서 그
결의를 스스로 시행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행정의 중요성을 모르는 생각
이다.
지금 단대위는 위원장을 새로 선출해야 할지 그냥 해야 되는지 망설이고 있
다. 87회 총회에서 조직보고를 했으나 지금은 위원장 사임여부를 어떻게 해석
해야 되는지 주저하는 것뿐인데 회의록을 만든 행정부는 아예 조직 내용을 기
록하지도 않았다(38쪽). 그래서 그런지 상임위원회 회의소식도 전달받지 못했
다.
필자는 현역시절 인사과에 근무하였었다. 육군본부에서 전 부대가 알아야
할 어떤 결정이 내려지면 대한민국 전 군인에게 일주일 이내에 도달된다. 이
것은 35년 전 군대의 행정모습이다. 그런데 사단의 군대와 영적 전쟁을 치르
고 있는 우리 교단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렇게 염려하고 기도하고 결정한 중
요한 안건들이 노회에 전달되지도 않고 교회의 기도도 없고 협력하는 일도 없
다.
총회를 마치고 돌아온 총대들에게 물어 보아도, 총회 서기와 총무에게 물
어 보아도 정확히 모른다는 대답뿐이다. 단대위 서기는 별지로 보고를 받았으
므로 사표는 반려된 것이라고 하니 본인은 도대체 이것이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하였다.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들 사
이에 만연한 행정의 중요성을 소홀히 여기는 것을 지적하고자 함이며 그것이
이처럼 총회와 노회를 무력화시키는 모습을 들어내고자 함이다. 이후부터는
우리 총회가 행정부재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