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현재이며 미래입니다
태국 방콕은혜교회 정석천 선교사
치윗 유 나이 프라 옹 ( 생명 주께 있네)
멀리서도 들을 수 있는 아이들의 노래 소리이다. 팀원들은 길가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 곳 하지 않고 아이들을 보며 열심히 기타를 치며 노래한다. 토
요일 오후이면 골목길 한적한 곳에 어김없이 아이들이 몰려온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인도에 따라 열심히 찬양하며 율동 한다.
코흘리개서부터 큰 아이까지,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관계없이 힘차게 손을
들고, 고개를 돌리고, 허리를 굽히며 선생님에게 뒤질세라 열심히 찬양을 한
다. 멀리서 지켜보는 부모들의 표정이 싫지마는 않은 것 같다. 한편 “아이들
아! 한국 선생님들 오셨다. 빨리 나와라”는 골목 이장의 방송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것은 방콕은혜학교와 교회가 이곳에 세워진 후 학교 주변의 달라진 풍속도
이다. 방콕은혜학교 스텝과 선교사들로 구성된 토요일 노방주일학교팀의 영
향이다.
많은 사람들은 할
수 없다는 선입견과 어렵다는 생각에 이 사역에 도전하지
않았다. 토요노방전도를 시작한 이래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지금까지 전도
를 나가면서 우리 역시 힘들고 회피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만약 우
리가 그러한 핑계로 이 사역을 소홀히 했다면 어떠한 진전도 없었을 것이
다. 어린이 사역의 중요성에 대한 뚜렷한 의식과 열정이 없다면 이 일은 원
점에서 맴돌았을 것이다.
태국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
들이 다시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뿌리깊은 불교 신앙의 영향을 받은
어른을 전도하는 것보다 어린이 전도를 통해 태국을 복음화하려는 것이 은혜
학교의 비전인 것이다. 전도 지역은 심각한 생활수준의 차이와 다른 종교
적 배경이 많다. 토요전도 중에 다른 종교를 가진 부모님의 손에 이끌리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것을 보는 팀원들의 마음은 아프지
만 그만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게 된다.
4개의 전도팀 중에서 한 팀의 설교담당자가 몸이 많이 아파서 설교를 할
수 없다고 말하자 이슬람 가정의 두 명의 아이가 보인 다음과 같은 반응에
전
체 팀원들은 큰 도전을 받았다.
” 선생님! 우리는 말씀을 듣기 위해 지난 일주일을 기다려 왔는데 오늘 설
교가 없다고 하니 서운합니다.”
이 말 한마디가 우리가 왜 더운 것을 참으며, 땀이 흐르고 목이 마르더라
도 그들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귀중한 교훈이 되었다. 지금
도 이 땅의 아이들은 구원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멀리 있
지 않고 우리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바로 우리가 매주
만나는 340여명의 어린이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이웃들이다. 지금은 그들
이 나약해 보이지만 한국 교회가 그런 과정을 통해 부흥했던 것처럼 태국에
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소망이 넘치는 나라로 변할 것이라고 믿으며 이 사역
을 감당하고 있다.
아직도 내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광주중앙교회에서 주일학교 교
사로 봉사할 때 일이다. “교사는 아이들이 기다린다는 것을 명심하고 주일
날 빠지면 안 된다”고 한 장로님의 말씀이 그것이다. 주일학교 교사의 역할
을 자랑스러워하시던 고등학교 교장과 장로, 권사 그리고 교사들의 모습이
지금까지 나의 사역에
중요한 좌표가 되었다.
이곳 태국의 아이들을 보면 한국의 70년대의 아이들을 보는 것과 무척 비슷
하다. 그때 역시 사역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때로부
터 30여 년이 흐른 지금, 방콕의 아이들에게서 그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은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