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지혜
“주님의 겸손과 온윤 닮아가기를”
변세권 목사·온유한교회
새벽문을 열고 집을 나서면 가을의 성정과 속도가 빨라진다. 그리고 새벽 영
혼이 되면 하나님과의 깊고도 친밀한 사귐이 시작된다.
집 앞에까지 다가 온 가을
코 끝에 와닿는 가을향기가 더없이 좋기만 한 이 계절을 붙잡아 놓을수만 있
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겨운 오누이 같은 코스모스, 높푸른 하늘, 어머니품
같은 누런 들판, 가을이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앤드류 매튜스는 그의 저서 ‘관계의 달인’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싫은 소리를 할 때 쉽게 화내지 않
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때로 나의 인내심를 시험이라도 하는 듯이 듣기 싫
은 소리를 골라서 할 때가 많다.
“당신이 돈 때문에 그 사람하고 결혼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어?”
“그렇게 많이 먹으니까 살이 찌지… 돈도 한 푼 못 버는 주제에…”
“직장생활을 그렇게 하는데 안 잘리는 걸
보면 참 신기해… 그것도 재주
야…”
사람들은 때로 질투심 때문에 빈정거리기도 하고,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이 본
능인 사람들도 있다. 동기가 무엇이든지 이런 말을 대처하는데 가장 지혜로
운 좋은 방법은 아무 말 없이 한번 싱긋 웃어주거나 그 사람 말이 맞다고 맞
장구쳐주는 것이다.
이웃사람이 나의 새 차를 보고 “일도 별로 안하는 것 같은데 월급은 많이
받는 것 같네요”라고 말한다면 그냥 빙그레 웃어준 후 이렇게 말하는게 좋
다. “진짜 좋은 회사죠?” 내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시간외 근무
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그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애
쓸 필요도 없다. 그냥 빙긋이 웃어주고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싫은 소리를 할 때 같이 싫은 소리를 해봐야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
다. 남들에게 싫은 소리가 듣기 싫어서 사람을 피해다니기도 하는데 불필요
한 자기 방어일 뿐이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그저 싱긋 웃으며 그 사람의 말
을 맞받아주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태도이다.
사람들을 가르치거나 대중연설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
람들은 청중 가운데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이
런 사람들을 다루는 최선의 방법도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그들의 말에 맞장
구치는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들 앞에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신뢰를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무디가 설교할 때 맨 앞에 앉아서 문법과 맞춤법이 몇 번이나 틀렸는지를 기
록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오늘은 89번이나..”라고 말하는 그에게 무디
는 빙긋이 웃으며 “혀를 내밀어보세요” “왜요?” 의아해하는 그에게 이렇
게 말했다. “저는 제 서툰 혀로 하나님을 증거하고 있는데 당신은 정확한
그 혀를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속 좁은 사람들이 싫은 소리를 하고, 속 좁은 사람들이 그런 말에 화를 낸다
고 했다. 우리는 상대방의 싫은 소리에 조용히 미소지으며 맞장구를 칠 수
있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든지, 아니면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는 능력을 얻
어서 듣기 싫은 말들을 무시하고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모든 일에 주님을 닮아가는 겸손과 온유의 인격, 마음이 넓은 사람들
이 되어야 한다. “마음의 정결을 사모하는 자의 입술에는 덕이 있으므로 임
금이 그의 친구가 되느니라”(He who loves purity of heart [And] whose
speech is gracious, the king is his friend. 잠 22:11).
마음 넓은 사람들 되기를
주님의 미소가 느껴지는 따뜻한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온기를 주며 오래도
록 그 마음에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