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FPS (First-Person Shooter) _박정인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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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코드맞추기

진화하는 FPS (First-Person Shooter)

박정인 집사·강변교회

요즘은 아이들이 방과 후에도 각자의 일과가 달라서 여럿이 서로 어울려 노
는 것을 보기가 쉽지 않은 때이다. 언젠가 한번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
들 네 다섯 명이 아파트 단지를 뛰어다니며 놀이에 열중하는 것을 본적이 있
다. 물론 잠시 후 아이들은 다 흩어지고 말았지만 그렇게 무리져서 노는 것
을 보기가 힘든 때인지라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갖고 눈여겨보았다. 

낯설어 보였던 아이들 노는 모습

아이들은 저마다 실물과 동일하게 제작된 장난감 총을 하나씩 들고 팀을 나
눠서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어릴 적 동네 남자아이들도 
그랬고, 우리 아들도 초등학교 때부터 전쟁놀이에 흥미를 갖고 총, 검 등의 
무기류에 몰두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무기라는 것이 나무로 총 모양을 만들어 쓰면 최고였
고, 물총으로 총을 대신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손으로 총 모양을 흉내내
고 
입으로 연신 효과음을 내며 놀았었다. 요즘은 장난감이라 하기엔 너무나 
실물과 동일하게 생긴 총들을 판매하고 있고, 거기다 BB탄이라는 총알까지 
있어서, 가끔 그 총알 때문에 심심지 않게 사고 소식을 듣기도 한다. 
몸을 움직이고 뛰어다니며 어울려 노는 놀이가 점점 줄어들어 가는 요즘 대
부분의 놀이는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으로 대체되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흥미는 그대로 온라인 게임으로 이어져서 게임으로 이러한 전쟁놀
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단순한 놀이의 하나로, 같이 어울리는 집단끼리의 가정과 상상에 의
존하며 흉내내기가 놀이 진행의 주된 방법이었던 것에 반해, 인터넷 게임으
로서 전쟁놀이는 사실적 공간과 대상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 체험의 느낌을 
갖게 한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유저들에게도 상당부
분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그 결과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린 유, 초등학교 남자아이들로부터 성인 남성들에 이르기까지 인기가 있
는 게임 장르 중 상대를 무기나 물건 등으로 타격하는 게임을 슈팅게임이라
고 한다. 그 중에서 특히 게임상 캐릭터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슈팅게임을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주로 다
양한 무기와 제한된 탄약을 가지고 조준, 발사, 조작을 하는 게임을 지칭하
는 것이다. 
게임의 내용이 어떠하든 진행 방식은 동일하게 상대를 죽임으로써 제압하는 
것이다. FPS게임은 1990년 미주지역에서 PC게임으로 처음 시작되어 그 유명
한 이 인기를 끌면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로 이어지면
서 여러 모방작들을 양산하며 더욱 다양한 형태로 변화 되어오고 있다.
1인칭 시점이라는 게임의 특징 때문에 초기부터 강한 긴장감과 몰입도 그리
고 중독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오늘날까지 특히 남
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장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FPS게임도 온라인 상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온라인 게
임으로서의 FPS는 혼자뿐 아니라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한 팀이 되어 같이 게
임을 즐길 수 도 있고, 기존에 프로그램 된 목표를 대상으로 하던 것이 이제
는 역시 게임을 즐기는 다른 유저로 바뀌었다는 것이 PC게임과의 차이 점이
다. 
온라인게임으로 변
모해 가면서 그 시나리오는 대체로 군사적인, 즉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진정한 전쟁놀이의 기본을 갖춘 셈이
다. 그러나 이러한 FPS게임들은 그 진행상 어느 정도의 전략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이런 장르의 게임은 그것이 비록 게임이라 하지만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방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철저히 연령의 제한을 두어야 함이 마땅하
다. 그러나 상업적 목적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게임사와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이 맞물려서 외관상 15세 또는 18세로 연령 등급제한을 받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많은 초등학생, 심지어 유아들까지도 이 게임을 하고 있다. 
더욱이 게임사들은 이런 저 연령층의 아이들을 위해 극히 단순화된 FPS게임
을 출시하여 많은 인기를 끌고있다. 저 연령층을 위한 게임의 특징은 아무
런 전략이나, 시나리오 없이 오직 키 조작을 이용해서 상대를 죽이는 것에
만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장르의 게임들은 사실성과 자극
을 인기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뛰어난 그래픽은 물론이고, 상대를 
맞췄을 때 피가 튀며 혈흔이 
남는 화면을 연출한다. 
실재로 작년까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건즈>라는 게임은 올 
해들어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에 그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는데, <서든어택>
의 특징은 좀 더 정밀한 그래픽과 전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특별한 전략을 
필요로 하지 않고, 이전 게임보다 더 자극적인 피 터지는 장면 등을 보여주
고 있다. 이 게임들 모두 15세 이상, 또는 18세 이상 이용가라는 등급제한
을 두고 있지만 초등학생들이 주로 하는 소이 ‘초딩게임’으로 알려져 있
는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아이들은 이런 게임을 하기 위해 부모나 형, 누나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등등)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등록 도용에 대한 처벌기준이 발표된 지
금도 여전히 이런 게임들을 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이런 법적 조항에 무지
한 면도 있지만, 부모의 무관심과 무지가 역시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FPS게임은 끊임없이 진화되어가고 있다. 갈수록 향상되어 가는 그래픽과 더
욱 세밀하게 계산된 프로그램의 계발로 현실감이 뛰어난 영상과 효과를 
갖추
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게임들은 게임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영화와 같
은 영상을 제공한다. 모든 묘사가 사실적이어서 게임을 하다보면 마치 전장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유난히 총
이나 파편에 맞는 장면은 유혈이 과장되게 강조된 것을 보게 되는데,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영상을 통해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술의 하
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더 사실감이 뛰어나고 자극적인 영상이 개발되어 게임에 반영
될 것이다. 이미 뉴스에서 여러 차례 접했듯이 이런 게임은 크게는 북미의 
총기 난사 사건이나 국내의 교내 폭력 사건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어린 
유, 초등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이런 게임을 할 경우 폭력에 대해 무감각하게 
될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이상 결과를 낳게 되기도 하며, 이는 아
이의 성격뿐 아니라 전 인격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게임 환경으로부터 내 자녀를 보호하기를 원한다면, 우선 내 아이
가 무슨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는지, 그 게임의 연령등급은 어떠한지, 누구
의 이름으로 가입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녀가 즐겨하
는 게임에 대해 같이 얘기하면서 그 게임의 부정적인 면을 찾아보고, 가르쳐
서 스스로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게임 연령등급 지켜지지 않는 현실

이러한 접근이 자녀에 대한 이해와 동감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면, 다만 게
임에 대한 분별력 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 자녀와의 관계를 친밀하게 하는데
도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