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에 느낌있는 대화를 _박해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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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에 느낌있는 대화를 

박해두 목사

사실 부부의 느낌 대화란 숨으려고만 하는 ‘감정’을 솔직하고 부드럽게 드러
내는 평생의 훈련을 말한다. 그리고 느낌이란 어느 장소나 상황에서 어떤 사
람을 만났을 때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자연스런 ‘내적반응’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자녀가 취직시험에 합격한 것을 알았을 때 솟는 기쁨, 부부가 모처
럼 함께 나들이 하며 팔장을 끼었을 때의 정다움, 출장이나 기타의 일로 오
래 헤어져 있던 부부가 다시 만날 때, 설레임이나 반가움등이다. 일상에서 흔
히 있는 일이지만 지나치기 쉬운것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생각과 느낌은 엄연히 다르다. 생각은 계산적이고 이성적이며 포장된 
성격을 띠고 있으나 ‘느낌’은 순간적이고 무의식적이다.

느낌에는 대개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긍정적인 느낌으로 즐겁고 재미있어
서 행복한 것이고 또 하나는 부정적 느낌으로 슬프고 두렵기 때문에 잠재적
인 분노를 품고있는 것이다. 

느낌대화에는 
항상 ‘나’라는 말 대신 ‘내 마음’이라는 단어를 기억해야한다. 
예를들어 ‘당신이 화가났어요’는 생각이고, ‘나는 웬지 당신이 화가 났다고 
느꼈어요’는 느낌이다. ‘나는 당신이 아이들에게 엄격하다고 느껴요’는 말 끝
에 ‘느낀다’라는 말만 붙였을 뿐 생각을 나타낸 것이지만 ‘당신이 아이들에
게 엄격한 것을 볼 때 나는 불안해져요’는 느낌인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대화에는 그 바탕에 느낌이 숨어있다. 우리
는 오래전 부터 자신의 속내 느낌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교양인의 덕목 쯤으
로 교육 받았고 그러므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배워왔다. 또 교통위
반 한것은 깊이 회개하지만 사람 미워하는 것은 굳이 타당한 이유를 내세우
며 회개하지 않는다. 이는 ‘느낌’을 무시한 불행한 두 얼굴인 것이다.

부부는 서로, 느낌을 알아야만 이해도 가능하다. 대개 배우자의 생각은 잘 알
고 있으나 ‘느낌’이 어떤지는 거의 모르고 사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배우
자의 진정한 느낌을 알지 못한다면 말만 부부이지 정말 가까운 사이가 되기
는 힘들다.

느낌이
란 시시 때때로 변하는 법이다. 부부일체라는 말이 있으나 이는 도덕율
이고 생각일 뿐, 같은 상황에서도 부부의 느낌은 같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예를들어 미인을 보고 남편은 예쁘다!고 느끼지만 아내는 질투를 느낄수 있
다. 남편이 수염을 길렀을 때 본인은 멋진 기분을 느끼지만 아내는 남편의 파
릇한 면도자국을 보지 못해 아쉬울 수도 있는 것이다. 70점을 받아온 자녀의 
성적표를 보고 아내는 화가 날 수도 있으나 남편은 지난번 보다 오른 성적에 
대견한 느낌을 가질수 있다.

이처럼 상황이 같아도 느낌은 다르기 때문에 나의 느낌과 배우자의 ‘느낌’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위험에 빠져서는 안된다.

느낌 자체는 내부의 거대한 무의식 공간에서 직관처럼 떠오르는 것이기 때문
에 혹시 부정적 느낌이라 하더라도 윤리성을 물을수는 없다. 그러나 느낌
이 ‘생각’을 거쳐 행동화 하게 되면 윤리성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바가지 긁
는 아내에게, 무능한 남편에게 잠시 ‘미운 느낌’이 드는 것은 윤리성이 없으
나 그것 때문에 복수 할 생각을 한다면 그 순간 죄의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의 정서적 욕구는 
채워지는 것이 좋다. 특히 부부사이는 더욱 그렇다. 우
리 인간에게는 기본적인 욕구가 4가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은 욕구이다. 둘째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강렬한 정체성의 
욕구이다. 세째는 예속감이 아닌 소속감이고, 네째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고 싶은 자율적 욕구이다. (자율이라는 관점에서 기독인은 비기독인 보
다 훨씬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필요가 다 충족 될 때 인간은 ‘기쁨, 평안, 만족, 여유’등의 긍정적 느
낌을 갖기가 용이해진다. 부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힘껏 서로를 배려해
야 한다. 설핏 이기적으로 보이는 이런 심성을 통해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그
러므로 부부는 서로 격려하며 배우자의 필요 충족을 위해 생활 속에서 계
속 ‘느낌’을 말 해 줌으로 사랑의 순환이 활력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깊은 대화의 구체성을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