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하고 따신 밥이나 먹여 주이소_이재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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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국하고 따신 밥이나 먹여 주이소

이재헌 목사_대구 동흥교회

목회자들이 많이 접하는 잡지나 신문을 열어 보면 어김없이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광고 문구들이 있다. 00 목회자 세미나, 00 특별 수련회, 00 특
강,,, 다양하면서 상당히 전문성을 지닌 듯한 이런 집회들이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계절이나 절기, 지역에 상관없이 열려지는 것 같다. 마치 경쟁이라
도 하는 듯 열리는 이런 집회 광고들이 목양에 지친 사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이 사실이다. 

눈길끄는 각종 세미나들

나름대로 하나님 앞에서 받은 은사대로 최선을 다하여 섬기는 자들이지만 
때때로 이런 광고를 접할 때면 문득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고, 또 
새로움을 향하여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목양지
인 교회가 순조로이 성장하고 부흥한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집
회 광고의 문안에 적힌 문구들에게서 마음을 떼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
다.

n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프로그램들과 교육의 기회들이 목회자에게나 섬기는 
교회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개인의 생각이나 한
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진부한 목회의 내용에 이러한 신선한 프로그램들이 새
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부흥의 도약을 이루게 하는 역할도 분명히 있다. 하지
만 조금은 지나칠 만큼 새로운 그 무엇을 얻기 위해 눈과 귀를 부지런히 움
직이며 살피는 분들을 보게 될 때에 동역자로서의 염려와 노파심을 떨칠 수
가 없게 된다. 
손쉽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인스턴트 문화가 우리 식단뿐 아니라 생
활의 전 분야에 걸쳐서 만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옷 뿐 만이 아니라 웬만
한 생활 물품들도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는 기성품들이 주변을 메우고 있다. 
이러한 환경 때문일까? 영적인 필요를 채우는 목양의 일에도 다양한 기성품
으로 나온 인스턴트 목회 전략과 프로그램들이 목회자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
는 것이다. 
마치 신상품 판매를 손꼽아 기다리다가 누구보다 발 빠르게 백화점을 찾아
가는 부인들처럼 새로운 프로그램이 소개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한숨에 달
려가 세미나의 좌석을 
메웠다가 나름대로의 자료들을 받아들고서 곧 바로 교
회로 돌아와서 적용하는 목회자들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덕분에 이런 목회자들이 섬기는 교회는 이런 저런 새로운 신종 프로그램을 
발 빠르게 맛보게 되는 순발력과 정보력에서는 앞서는 듯 하다. 하지만 자
칫 어느 하나에도 꾸준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또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에 
목 말라하는 기이한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적인(?) 목회 스타일을 숨 가쁘
게 따라가던 어느 교회의 장로님께서 지친 모습으로 담임 목사님을 찾아와
서 하소연을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목사님, 이제 우리한테 된장국에 따신 밥이나 먹여 주이소. 잔치 음식도 
뷔페 음식도 이제 별로 달갑지가 않고요, 거저 목사님이 손수 지어 주시는 
따뜻한 밥에 된장국, 김치가 그립구만요.”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내심 그 말을 기다려 왔을까? 한편으로는 조금이라
도 더 나은 것으로 먹이며 목양하고자 하는 목회자의 마음을 어찌 그리도 몰
라주는가 싶기도 하겠으나 한번만 더 생각해 보면 참으로 중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화려하고 유별
난 맛을 지닌 별식이 잃어버린 입맛을 돋
우기도 하고 일시적인 포만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건강에는 그리 좋
은 것만은 아닌 것이 사실이다.
건강한 가족을 위한 식생활은 정성으로 식구들의 입맛과 건강 상태를 세밀
하게 아는 주부의 손길로 그때그때 직접 요리한 소박한 음식들이 최고이다. 
마찬가지로 성도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최선의 요리는 그 성도들의 영적 건
강 상태와 환경적인 요인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담임 목회자가 자신의 
영혼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과 정성으로 기도하며 만든 말씀의 요리들이 
성도들의 영혼 건강을 위해서는 최선의 양식이 될 것이다. 

손수 지은 식탁이 건강해

잘 익은 된장으로 국을 끓이고,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나물에다가, 적당히 
발효된 김치와 구수한 숭늉으로 밥상을 차려 놓으면 그 상에 둘러앉아 오순
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식사를 하며 만족한 사랑을 나누는 아름답
고 정겨운 성도들의 식탁을 꿈꾼다. 성도들이 함께 먹고 나눌 영의 식탁을 
준비하기 위해 내 이마에 땀이 맺히고 주름진 얼굴에 골이 패일 때에 건강
한 교회는 성숙해 갈 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