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유감(有感) _윤석희 목사

0
25

‘시기상조’ 유감(有感) 

윤석희 목사(증경총회장, 총회정책위원)

시기상조(時機尙早)란 문자 그대로 어떤 목적을 이루려 할 때 ‘때가 아직 
아니거나 때가 이르다’는 말이다. 지난 89회 총회에서 몇 분의 총대들이 발
언할 때 사용한 용어이다. 세상에 뜻 없는 소리가 있겠는가? 나름대로 생각
이 있고 뜻이 있어서 한 말일 게다. 

총회가 끝난 지 꽤 오래 되었고 해를 넘겼지만 그 용어가 마음에 걸려 있
고 뇌리에 맴돌고 있다. 과연 시기상조인가? 무엇이 시기상조란 말인가? 설
사 시기상조라 하더라도 계속 이대로 가면 하나님의 교회(노회, 총회)는 어
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일까?

예수께서도 마가복음 11장 13절에서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라는 
말씀을 하셨다. 여기에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문자 그대로 “때가 이
르다. 아직 아니다.” 그렇게 해석한 사람이 니체라고 한다. 니체는 무화과
의 때가 아닌데 예수께서 무화과 나무를 저주했기 때문에 예수를 정
신 이상
자로 보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시기상조로 이해한 결과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 말씀을 ‘이미 지났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때가 
이미 지났다’란 무화과 열매가 있는 것이 당연한 때라는 것이다. 열매가 없
었기 때문에 저주를 받은 것이다. 이것은 만 왕의 왕이고 우주만물을 창조하
며 심판주이심을 보인 것이다. 심판하신 이유는 시기상조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다. 의미가 반대일 뿐이다. 

먼저 노회에서 선출된 총대가 총회에 참석했다면 의당히 교단의 발전을 생
각하여 발언하는 것이 상례다. 총회 총대가 되어서 교단에 대한 걱정은 뒷전
이고 어떻게 보면 다른 집안 일을 걱정하는 것은 상당히 폭넓은 이해 같지
만 실제적으로는 자기 번지, 앞가림도 못하는 일일 수 있다. 

신학은 교회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교회를 위한 신학이어야 하고 교단을 
위하는 신학교이어야 한다. 교단과 교회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는 
신학교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되어 있다. 

지난해 여성비하 발언으로 합동측 모 증경총회장이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교단의 
헌법에 따라 여성목사를 
인정하고 않고 있는 상황에서 총회 때 합신의 김영재 교수 보고에 의하면 매
년 12%나 여성이 선발되었다고 한다. 과연 그것이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
에서 교단 교회를 위한 것인지 시기상조 발언자들에게 묻고 싶다.

나름대로 이유를 말할 수 있다. 문교부의 정책, 학교의 남녀평등, 성적순 
선발 기준 등이 그렇다. 다 이유는 되지만 결과는 교단과 교회를 위한 정책
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교단 정책과 100% 동일하게 움직일 수는 없더라
도 최소한 기본 정신은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아가 재정적으로 시기상조라면 교단에 속한 교회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 
이미 학교는 우리 교단의 후원과 학생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입학률이 시기상조라면 어느 세월에 100% 이상이 되고 10대 1, 100대 1
을 기대하겠는가? 지교회는 사역자가 부족한데 무슨 시기상조라는 말인가? 
시기상조 주장자들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적은 수를 뽑아 우리 
사람을 만드는 것이 지금의 초교파적으로 모집하여 폭넓게 운영하는 것보다 
사상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우리 교단에는 더 유익하다는 것이
다. 동시에 합동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려면 먼저 우리 교단에 속한 노회 혹은 교회에 출석하
게 하거나 추천서를 받게 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다. 

필자가 담임하고 있는 천성교회의 예를 보면 합신 출신 40%, 타신학 출신 
60%로 구성된 상태에서 지난 24년을 견뎌왔다. 그리고 총회장으로서 전국 노
회와 제주 지역을 방문하고 지교회 사정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심하기에 이르
렀다. 부교역자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사실이 천성교회 문제만이 아님을 알
게 되었고 인천노회에 건의하여 100여명이 넘는 노회원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합신 인준 재론의 건’을 총회에 헌의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무엇
이 시기상조란 말인가? 

더군다나 이 학교가 교수들이 세운 교수들 학교인가? 과연 총신대학교에서
부터 합동신학대학원에 이르기까지 교수들이 데모를 주장하고 조정했던가? 
교수들이 학교 운영 재정을 뒷받침해 왔던가?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들을 
때면 아연실색할 정도이다. 역사 왜곡이 일본과 중국만의 일이 아니다. 교회
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데서 가슴이 아프다. 

시기상조는 시기상조다. 의미는 정 반대이지만, 교회에 
손해가 되는 것은 
어떤 사상도 제도도 그리고 인물도 발언도 다 시기상조일 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