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이 되어야 할 한글날_오동춘 장로

0
18

국경일이 되어야 할 한글날

오동춘 장로/ 화성교회,시인 

말과 글은 그 겨레의 얼이다. 말과 글이 힘이 있으면 그 겨레도 힘이 있고 말
과 글이 약하면 그 겨레는 쇠퇴하거나 망하게 된다. 한 때 세계를 지배하던 
만주족이 역사와 문화가 깊은 중국 한족에 밀려 오늘날의 만주말과 글은 희미
하게 없어져 가고 그 겨레도 나라도 힘이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바로 우리 나라가 일제시대 조선어말살정책에 휘말려 우리 말과 글을 악랄
한 일제에 빼앗기고 심지어 성도 이름도 다 뺏기지 않았던가?이처럼 제 나라 
말과 글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주신 삼천리 금수강산의 고운 우리
말을 업신여기고 어려운 한문을 숭상하고 중국 사대주의에 빠져 살다가 1910
년 일제의 경술침략으로 나라까지 잃고 35년간 일제의 온갖 설움과 압박까지 
받았던 뼈저린 짚신겨레의 고통과 상처를 우리는 두고두고 어찌 잊고 산단 말
인가?하나님의 심판으로 세계를 제패하려던 일본은 연합국의 원자탄 두알로 
무조건 항복을 했
다. 그런 일본이 경제와 군사 대국으로 다시 일어섰다. 독도
를 자기네 영토라고 억지 쓰며 우리 나라를 다시 먹을 듯이 혀를 날름거리고 
있다. 중국은 고구려사를 왜곡하며 북한 땅을 다 차지하려는 침략의 야욕을 
보이고 있다. 

이런 안보 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은 분단조국으로 대치해 있고 대한민국은 
동서 지역 갈등, 세대 갈등, 빈부 갈등, 좌우익 색깔 갈등 등 갖가지 갈등으
로 국론이 분열되고 서로 반목의 혼란을 보이고 있다. 다시 강대국에 나라를 
잃는 엄청난 위기와 불안을 보이고 있다.

이런 나라의 위기에 우리는 한글사랑, 나라사랑으로 굳게 뭉치고 크게 힘을 
길러야 한다. 19세기 후반에 영국 선교사 로쓰목사와 그의 매부 매킨타이어
에 의해 성경이 한글로 번역되어 배우고 익히기 쉬운 한글성경을 읽으며 하늘
가는 천당길을 깨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성경 말씀에 감화 감동을 크게 받았
다. 너무 기뻐서 할렐루야 찬송을 힘차게 불렀다. 어려운 한자에 시달린 한국
에 세종대왕이 15세기에 만들어 반포한 한글로 우리의 민주 자주정신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오늘의 한국은 제2의 예루살렘이 된 것이다. 


악한 일제에 나라 잃은 우리는 민족정신의 구심점을 찾고 광복특집의 하나
로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 주최로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에 한
글날을 ‘가갸날’ 이름으로 한글반포 480주년을 기념하며 서울 시내 식도원
에서 지식인 400여명이 모여 한글날 기념식을 처음 열었던 것이다. 1940년 경
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되어 한글날을 양력으로 환산하니 10월 9
일, 이 날을 공휴일로 정하면서 서울 덕수궁에 시민 2만여 명이 모여 한글반
포 500돌 기념식을 성대히 거행한 것이다. 

한글날이 처음으로 제정되던 해 1926년 12월 7일자 동아일보에 민족대표 33인
의 하나인 한용운 시인은 한글날 제정 축시에서 해처럼 쑥 한글날이 솟은 것
은 참되고 아름답고 기쁜일이라고 높이 한글날 제정을 찬양했다. 이런 뜻깊
은 한글날을 노태우 정부는 10월달은 공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당시 경제계나 
국한혼용론자들의 말을 듣고 어리석게도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버린 것이
다. 1991년부터 단순 기념일로 전락된 한글날을 한글학회 중심으로 다시 국경
일로 만들어 달라고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과 국회 등에 건의해 왔으
나 
계속 묵살되어 온 것이다. 도대체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언어, 문자관도 바
로 갖지 못하고 어떻게 나라를 뼈대 있게 잘 다스릴지 참 한심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다시는 이런 무지의 언어정책이 없어야 하겠다.

바야흐로 한글시대다. 속도 정보시대다. 가장 과학적이며 배우고 익히기 쉬
운 한글로 우리 주체성 있는 한글문화를 이뤄 가야 한다. 한글은 1997년 유네
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록 되었다. 사실상 국보 제1호는 남대문이 
아니고 우리의 세계적 보배인 한글이다. 아직도 설치는 한자나, 홍수처럼 판
치는 서양 외래어의 노예가 되지 말고 우리말 우리글 우리얼을 사랑하면서 우
리 한글 나라를 세계 으뜸나라로 잘 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겠다. 바라건대 
부디 올해 558돌 한글날은 꼭 국경일로 만들어 주길 온 국민과 행정당국에 빌
며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