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는 아마추어 수준인가?
한양훈 목사/ 강성교회
이 나라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가 정치라고 한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정치는 윤활유와 같아서 모든 일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선한정치
는 감격과 행복을 주며 무능하거나 부패한 정치는 사람을 고통과 시름 속에
밀어 넣는 것이다.
교회도 조직된 단체이기에 지도자가 필요하며 그의 사상과 활동 여하에 따
라 희비가 엇 갈린다. 당연히 유능한 지도자를 모시고 그의 훈계와 사랑과
지도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도자는 유형무형의 재산 인 셈
이다. 그렇다고 할 때 우리 교회와 교단의 형편은 유능한 지도자 보다 아마추
어 수준의 지도자들이 도처에서 지도자연 하고 있지 않은가 염려된다.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그가 얼마나 능력 있게 정치적 행정적 문제를 처리하
며 방향제시를 해 주느냐 하는 점인데 지금 교단 안에서는 깔끔하게 일처리
를 해나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몇 가지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근년에 이르러 서울의 몇 개 노회와 지방의 몇 개 노회에서 재판 건에 휘말
려 홍역을 치렀다. 물론 문제는 어느 교회 어느 노회나 상존해 있는 것이다.
모두의 관심은 얼마나 신앙적으로 지혜롭게 처리 하느냐 하는 것인데, 민망하
게도 교회나 노회 안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세상 법정으로 까지 비화되었다.
실로 부끄러울 뿐이다. 당사자들의 인격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지만 마땅히 지
도자들이 정치력을 발휘하여 공평정대하고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했어야 했다. 얼마나 무능한 지도자를 원망했을까? 지도자는 성도의 억울
한 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또한 지난해 서울의 어느 노회가 회원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상
당수 회원과 교회가 허락 없이 노회를 이탈하여 새 노회를 구성하는 일이 벌
어졌다. 이 일이 바로 우리 교단에서 발생한 것이다. 우리 합신 교단이 타 교
단이나 한국교회를 향하여 바르게 한다고 할 수 있을까? 더 놀라운 것은 총회
가 지도자를 파송한 후 화해를 위한 역할을 기대하였으나
속수무책으로 돌아
올 수밖에 없었던 점이다. 총회도 지도력을 상실한 것이다. 꼭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까. 좀더 정치적절충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까. 우리는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 교단은 헌법수정을 너무 빈번하게 하
는 것이다. 교단 지도자들은 이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 10여 년간 회의록
을 보면 거의 매해 헌법수정 및 세칙을 수정한 것이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수정할 여건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바뀐 내용이나 빈번함에 헌법이
그 특성과 정신을 잃고 누더기가 되는 것은 아닌 가 염려된다. 대대적인 수정
안이 작년86회 총회 시에 부결로 밝혀진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와중에 또 다시 권징조례 수정안이 노회의 수의 되었다. 절차의 옳고 그름을
떠나 꼭 이렇게 헌법에 매달려야만 할까, 제안하는 것은 최소한 헌법수정은 5
년이나 10년이 되어야 할 수 있도록 정서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우리교단 회원 중에는 법과 정치를 무시하다가 바로 그 함정에 빠져 허우적
거리기 일수다. 정치 행정에 밝은 원로를 존경하지 않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
라보다가 정작 자신의 무능력으로 일을 망치는 우를 범한다. 완숙한 정치력
을 발휘할 때 교회, 노회 총회가 원만해 질 텐데 아직도 그 사실을 애써 무시
해 보려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아무쪼록 교회 정치와 행정에 유능한 지도자로 실력을 쌓아가기를 소원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