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는 교회의 신학자여야 한다
오랜 교회의 전통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기독교 교리’를 바탕으로 교회가 세워져 왔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때문에 종교개혁 시대의 교회들은 자신들이 고백하는 신앙의 기준인 ‘신앙고백서’나 ‘교리문답서’들을 후세대의 교회를 위해 유산으로 남겨 놓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장로교 신앙과 신학을 대변하는 웨스트민스턴 신앙고백서(1646년)와 대, 소요리문답 및 예배모범과 정치모범 등을 들 수 있다. 나아가 개혁파 신앙과 신학을 대변하는 벨직신앙고백서(1561년)과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1563년) 및 돌트신경(1618년)이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교회가 기독교 신앙과 신학을 공개적으로 고백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교회가 세운 직분인 ‘목사’들이며, 이들의 신학적 활동으로 말미암아 교회는 유사 이래로 명백하게 신앙과 신학을 변증하고 정립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돌아볼 때 목사들은 교회가 세운 ‘교사’이자 ‘신학자’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정립하고, 그것을 후세대의 교회에게 유산으로 남기는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교사이자 신학자인 목사는 전적으로 교회를 세우고 유지하며 계승하는 일에 봉사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한 사람의 목사를 세우는 일에 교회는 주체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곧 목사 후보생을 선임하여 목회자로 양성한 후 이들을 청빙하여 목사로 임직하기까지 전적으로 교회가 주관해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한 사람의 좋은 교사이자 신학자인 목사는 곧 교회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교회가 한 사람의 좋은 목사를 양성함에 있어 주체 의식을 가지고 적극 지지하고 후원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 목사는 전적으로 자신을 양육한 교회를 위해 헌신함으로써 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파수하고 전파하는 일에 충성으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교회의 회원인 신자들이 이 점을 각성을 하고, 교회마다 좋은 목회자 및 신학자들을 양성하고 배출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교회가 이에 등한시한다면 그것은 결국 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변증하며 정립하고 후 세대에게 계승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국교회에서 이러한 풍토에서 열악하다는 점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향후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교회에 의해 전적으로 세워지고 지지되기를 바란다.